산업 기업

질주하는 DB하이텍 '테슬라 칩' 양산 눈앞

자율주행 레이더 칩 검증 최종단계

테슬라, 생산라인 실사까지 마쳐

전력 반도체 이어 'RF칩'도 수주

빅테크와 협력으로 中 추격 대응

DB하이텍 부천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DB하이텍DB하이텍 부천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DB하이텍




DB하이텍(000990)이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미국 테슬라에 탑재되는 자율주행용 칩 위탁 생산을 앞두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회사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물량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사업 확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테슬라 차량에 들어갈 고주파(RF) 칩 양산을 위한 최종 퀄(승인) 단계에 돌입했다. 칩 품질 검증 과정을 거친 테슬라 관계자들이 최근 DB하이텍의 생산라인 실사(audit·오디트)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B하이텍의 칩 양산이 임박한 상황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RF 칩은 세계적인 센서 전문 회사가 설계해 DB하이텍에 생산을 의뢰했다. DB하이텍이 이 칩을 고객사의 요구 사항대로 생산해 공급하면 센서 업체가 라이다(LiDAR) 시스템을 완성, 테슬라에 납품하는 공급망이 구성된 셈이다. 라이다 시스템은 레이더를 바깥으로 송출한 뒤 물체에서 반사된 신호를 토대로 주변 공간의 특징을 파악하는 장치다. DB하이텍이 생산하는 RF 칩은 무선 신호를 관리하는 라이더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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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주는 DB하이텍이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와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DB하이텍은 올해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 생산을 타진한 이력이 있다. 테슬라 반도체 공급망에 속해 있는 중국계 팹리스의 전력반도체를 양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차량의 배터리 시스템을 관리하는 전력반도체뿐만 아니라 미래 자동차의 꽃으로도 불리는 자율주행용 칩까지 연달아 수주하면서 사세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테슬라는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품질 검증을 까다롭게 진행하는 회사로 유명하다”며 “DB하이텍이 테슬라 공급망으로 진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칩 생산기술이 고도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칩 수주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거센 추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SMIC·화훙반도체 등 중국 국적의 파운드리 회사들이 △현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의 확장 △당국의 반도체 자립화 기조에 따른 파격적인 지원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천문학적인 보조금과 값싼 인건비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한국의 파운드리 회사들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DB하이텍 역시 영향권에 들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파운드리 업계 랭킹을 보면 지난해 1분기까지 10위를 기록했던 DB하이텍은 이후 6분기째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 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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