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연공서열 중심의 직급과 호칭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차별적 요소가 제거되면서 직무와 역량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 구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4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창사 이래 계속 사용해 온 연공서열 성격의 직급 명칭과 호칭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동안 한전은 위계적인 성격의 숫자 표시 직급(1~6직급)을 사용해 왔으나 직무 중심의 인적 자원 체계 강화를 위해 직급 명칭을 직위와 직무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번 직급 개편으로 기존 4(가)직급·4(나)직급·5직급·6직급이 각각 선임·일반·현장(기술)·전문(사무)로 바뀌게 된다. 한전 관계자는 "직무 중심 인사 체계 강화를 위해 직위와 직무 중심으로 직급 명칭을 처음으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를 타파하기 위해 호칭 부여 기준을 일반직 기준(4직급) 대졸 입사 수준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입사 10년차 사무직 호칭은 사원이고, 입사 4년차 일반직 호칭은 대리였다. 하지만 이번 호칭 체계 개선을 통해 직급에 상관없이 입사 직후 주임으로 부르다가, 2년 근무하면 대리, 8년 근무하면 과장으로 호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특히 한전은 수직적 조직문화 타파를 위해 사내 시스템에서 동료직원 검색 시 표시되는 정보도 개선했다. 기존의 불필요한 숫자 표시 직급 표기를 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협엽에 필요한 직군과 호칭 표기로 대체하기로 했다. ‘6직급 홍길동’ 대신에 ‘사무기술담당 대리 홍길’으로 바뀌는 것이다.
앞서 한전은 2021년에 공공기관 중 최초로 최상위직급인 1(가)와 1(나)직급을 통합해 기존의 익숙한 관행에서 탈피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의 전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동철 한전 사장은 “앞으로도 한전은 공기업 특유의 딱딱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직무 기반의 유연하고 수평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