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이는 예금자보호법을 비롯한 110여 개의 민생 법안을 이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경제계의 숙원인 반도체특별법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해 야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연내 통과가 불투명하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에서 만나 연내 처리할 민생 법안을 합의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과 합의 처리하기로 했던 민생 법안을 점검했고 본회의에서 110여 건의 법안이 통과될 것 같다”며 “3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은 상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올해 말 처리할 법안들이 추가로 많이 있고 중간 상황을 점검했다”며 “쟁점이 없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합의한 민생 법안은 금융기관당 5000만 원 한도에 머물러 있던 예금 보호액을 1억 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과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등이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할 근거와 기준을 명시한 AI 기본법 제정안도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대부업법과 예금자보호법 등은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
다만 반도체특별법은 여야 간 협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별법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주52시간제 적용을 받지 않도록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한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주52시간제 예외 조항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양당 정책위의장 회동은 26일 출범하는 여야정 협의체 의제를 조율하는 실무 협의 성격으로 이뤄졌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는 민생 법안 외에 다른 의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취약 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1인 1개 압류 금지 통장 제도’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생계비 수준의 한계 통장에 대해 압류를 할 수 없게 한다면 일상적 경제활동은 최소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