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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서 날개꺾인 벤투, 한국서 날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파울루 벤투 내정

2010~2014년 포루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맹활약

올해 중국 충칭 맡아 13위 성적부진으로 경질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파울루 벤투(49)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내정됐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16일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조만간 새 감독을 발표할 예정이고 벤투 감독이 내정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부터 유럽 출장길에 올라 벤투 감독,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53)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등과 협상을 벌인 끝에 벤투 감독을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 신임 감독 내정자는 다음달 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와의 평가전부터 대표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벤투 감독 내정자와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4년 계약이 유력하며 연봉액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받았던 연봉(15억원)을 상회하는 역대 외국인 감독 최고 대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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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지난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35경기를 뛰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한국과 맞대결 경험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 출전한 바 있으며 당시 한국이 박지성의 결승 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은퇴 후에는 2004년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 유소년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2009년까지 리스본 1군 사령탑에 올라 컵 대회와 FA(축구협회)컵 우승 등을 지휘했다. 특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에 올라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때는 포르투갈을 4강으로 이끌었고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이후로는 브라질 크루제이루(2016년)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2016-2017년), 중국 충칭(2018년)의 감독을 역임했다.

벤투 감독은 앞서 김 위원장이 새 감독의 자격요건으로 제시했던 월드컵 예선통과 경험과 대륙간컵 우승, 세계적인 리그 우승 등 선임 기준에 부합한다. 올해 중국 슈퍼리그 충칭 감독을 경험해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충칭에서 13라운드 종료 후 13위에 머물렀던 성적과 FA컵 16강 탈락 등의 이유로 경질됐기 때문이다. 그런 벤투가 과연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과 16강 달성을 꿈꾸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서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축구협회는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새 사령탑 물색에 나섰지만 선임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 독일 위르겐 클린스만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 이란 대표팀을 이끄는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 협상이 결렬됐다. 벤투 감독 내정자가 축구협회와 대표팀에 단단히 실망한 한국 축구 팬들의 마음을 얻을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이날 포털에는 “한 번 믿어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신태용 감독이랑 다를 게 뭐냐” 같은 냉소적인 글들도 잇달아 올라왔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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