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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과학 프로젝트⑤-유전자 조작 모기

모기는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등 치명적 질병의 매개체로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생명체의 하나다. 그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른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서식영역이 넓어지면서 그만큼 넓은 지역에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

일례로 열대병인 뎅기열이 미국 본토에서만 지난 5년간 수천 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기의 박멸을 위해 인류는 오랫동안 살충제 DDT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많은 국가가 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모기는 DDT에 대한 내성을 신속히 키우고 있다. 이것이 모기와의 전쟁에서 유전자 기술이 도입된 원인이다. 유전자 기반 모기 박멸은 직접 모기를 제거하거나 모기의 유해성을 없애는 두 방향으로 모아진다.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말라리아 감염 방지 단백질을 생성토록 해주는 유전자를 활성화시킨 말라리아 내성 모기를 연구 중이며 영국 기업 옥시텍은 유전자를 조작, 항균물질인 테트라사이클린을 정기 투약 받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모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들을 야생에 방사하면 짝짓기 과정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전파하게 되는데 지난해 영국령 케이맨 제도에서 실시된 실험에서는 유전자 조작 모기 방사 후 6개월 만에 섬의 모기 개체수가 80%나 줄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문제도 내재하고 있다. 모기 또는 모기가 전파하는 바이러스가 이런 조치에 어떻게 적응할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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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로운 말라리아와 뎅기열이 등장, 인류 보건에 치명타를 날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LSHTM)의 말라리아 전문가 조 라인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말라리아 원충과 수차례 전쟁을 치렀지만 항상 패배했습니다." 옥시텍의 유전자 조작 모기가 낳은 자손 중 3%가 아직도 살아있다고 한다.

만일 이들이 죽기 전 야생 모기와 교배한다면 어떻게 될까. 장기적으로 모기가 아닌 다른 종(種)에까지 조작된 유전자가 전파될 수 있다.

각다귀, 깔따구, 검은 파리 등이 수평적 유전자 이동에 의해 테트라사이클린 의존 형질을 가질 수 있는 것. 이렇게 이들까지 사멸되면 먹이사슬에 따라 새, 박쥐, 개구리, 물고기 등에 연쇄적 여파가 미치고 결국 생태계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

개선 방안

미국 모기통제협회(AMCA)의 기술자문 조 콜론은 여러 기술의 동시 사용을 선호한다. 성충용 살출제보다 덜 유해한 유충 살충제 살포, 암컷 모기를 유인하는 가짜 산란장치인 오비트랩(Ovitrap) 설치, 모기가 알을 낳는 물웅덩이 제거 등이 그것이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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