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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크톤 스토커

바닷속을 헤집고 다니며 식물성 플랑크톤을 찾는 무인 로봇 잠수정

식물성 플랑크톤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존재다. 바다 생태계의 최하단을 지탱함은 물론 광합성을 통해 지구의 산소 중 절반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아직 이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바닷속을 표류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특성상 지속적 추적 연구가 어렵다는데 그 근본원인이 있다. 또한 유인연구선은 가격이 어마어마하며 프로펠러 추진식 자율주행 무인잠수정(AUV)은 단 며칠 만에 전력이 고갈된다.


저전력 AUV의 경우 속도가 너무 느려 기민한 추적이 불가하다. 반면 캘리포니아 몬트레이베이수족관 부설연구소의 수석엔지니어 짐 벨링햄이 개발한 '테티스(Tethys)'는 AUV의 속도와 글라이더의 긴 항행능력을 겸비한 모델이다.

속도는 2노트로 위성이 포착한 식물성 플랑크톤을 재빨리 찾아가기에 충분하며 현장 도착 후에는 전력소모를 최소화해 수주일 간 플랑크톤 속에서 표류한다. 또한 내장 컴퓨터를 활용, 스스로 항해에 필요한 각종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향후 테티스는 편대 단위로 운용될 개연성이 높다.

이때는 각 잠수정마다 서로 다른 센서를 부착한 채 식물성 플랑크톤 주변을 맴돌거나 이들을 잡아먹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관측하는 등 여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개발에 4년을 투자한 벨링햄은 작년 10월 테티스를 통해 몬트레이베이에 출현한 식물성 플랑크톤을 4일간 추적하는 첫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했다. 이달 내 제2호의 완성도 앞두고 있다. 그는 내년 중 테티스의 충전식 배터리를 1회용 고출력 배터리로 교체해 태평양 연안에 투입하거나 태평양 횡단에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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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티스 잠수정 운용 메커니즘

1. 출동
연구진이 위성으로 식물성 플랑크톤 위치를 확인하면 전장 2.1m의 테티스 2척을 띄운다. 현장 도착 후 이들은 중성부력을 이용해 전력소모를 줄이며 활동한다. 팽창식 주머니에 오일을 주입하거나 빼내서 내부 밀도를 조절할 수 있다.

2. 측정
테티스 1척이 형광 센서로 엽록소를 탐지, 플랑크톤 무리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부분을 찾아 들어간다. 이후 전력사용을 줄이고 플랑크톤과 함께 표류한다. 또한 배터리 위치를 동체의 앞뒤로 보내 잠수 또는 부상하면서 바닷물 성분과 온도를 측정한다.

3. 매핑
다른 1척은 식물성 플랑크톤 무리의 주변을 돌아다닌다. 이렇게 플랑크톤 무리의 전체 형상을 3D로 매핑한 뒤 위성을 통해 연구자들에게 송신한다. 다른 테티스에도 음파로 정보를 전달한다. 전력 잔량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다른 테티스와 임무를 교대한다.

4. 채집
테티스는 추가 분석을 위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표본 채집이 가능하다. 배터리 효율성이 좋기 때문에 플랑크톤이 사라질 때까지 수주일간 바다에 머물다가 귀환할 수 있다.

위기의 플랑크톤
연구에 따르면 1950년에 비해 현재의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의 숫자가 40%나 감소했다. 바다의 온도상승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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