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 비율이 22%였음을 감안하면 가히 창궐 수준이다. 빈대는 1940~1950년대 DDT 등의 강력 살충제로 인해 전멸 직전에 처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암놈 빈대가 하루 5개, 평생 500개의 알을 낳는다며 살아남은 극소수 때문에 빈대의 부활이 이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이들이 복귀할 때는 살충제에 강한 내성을 지닐 것으로 내다봤다. 수백만 세대에 걸친 번식이 이뤄진 최근에야 과학자들은 빈대의 부활 성공스토리를 정확히 파악했다.
두꺼워진 피부
버지니아텍의 곤충학자 디니 밀러 박사는 빈대의 표피(각피)가 더 두껍고 밀도가 높아졌으며 밀랍과 비슷한 성질을 띠도록 진화돼 살충제의 화학물질에 대한 방호능력을 갖췄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의 입증을 위해 밀러 박사팀은 살충제에 강한 빈대와 그렇지 않은 빈대의 표피 두께와 유전자를 비교분석했으며 밀랍 함량의 지표가 되는 탄화수소의 양도 측정했다. 결과는 내년쯤 발표될 예정이다.
빨라진 신진대사
현재의 빈대는 과거보다 많은 P450 효소를 생산한다. P450은 피레드로이드(pyrethroid)와 같은 살충 화학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미국 켄터키대학의 곤충학자 수바 레디 팔리 박사팀은 P450의 합성에 관여하는 100여종의 유전자를 확인, 이들 유전자의 변화가 빈대의 대사작용 강화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학물질 차단 능력
피레드로이드는 나트륨 이온채널을 막아 해충을 마비시킨다. 그런데 팔리 박사팀의 연구 결과, 미국 내 빈대의 88%가 피레드로이드 차단 능력을 갖도록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해충의 나트륨 이온채널을 차단할 신물질을 찾아야 합니다. 해충들도 그에 맞춰 진화하겠지만 말이죠. 결국 끝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입니다."
▩ 물리적 빈대 퇴치
살충제가 무용지물이라면 남은 방법은 물리적 퇴치다. 먼저 전문 해충방제업체나 훈련된 개를 이용, 빈대의 은신처를 찾는다. 대개는 사람이 자는 곳에 은신처가 있다. 완벽한 퇴치를 꾀하려면 빈대 자체는 물론 빈대에서 떨어져 나온 모든 것을 진공청소기로 흡입해야 한다. 또한 모든 의복과 침대 시트, 직물류를 드라이클리닝 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