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방방곡곡 콸콸콸! 3G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천태만상

3G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누구는 너무 많이 써서 탈이고 어떤 사람은 본전도 못 뽑는다.
현재 우리는 무제한 요금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그 천태만상 활용기를 들여다보자.

서영진IT전문기자 art juck@gmail.com

[EXCELLENT] "3G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해요"


5년차 직장인 남현수 씨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요금제를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짜리로 바꿨다. 만원만 더 내면 통화시간도 늘고 데이터도 무제한이어서 요금제를 변경 한 것.

"부담스럽지 않은 추가비용으로 스마트폰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워요. 일종의 데이터 보험이라고 생 각하고 있죠."

요금제 변경 후 남씨는 무료통화 100분 추가와 3G 데이터 무제한 사용 혜택을 얻었다. 초당 1.8원을 기준으로 100분이면 1만800원인데 순수하게 사용량 대비 금액으로 따지면 800원의 이득을 챙겼다.

"보통 매월 기본 제공되는 무료 통화보다 100분 가량을 더 써요. 요금제를 바꾸고 나니 통신비가 평균 4,000원 가량 줄었어요."

산술적으로 800원이 줄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걸까. 그 비밀은 요금제에 적용되는 요금할인에 있다. 표면상으로는 통신료를 깎아주는 형태지만 결과적으로는 단말기 값에 작용, 한달에 부과되는 할부금의 일부가 줄어든다.

데이터 이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비용절감이라는 실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단돈 1만원으로 잡은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악용(?)이 가능한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한다.

[BAD] "본전 생각에 한달에 100GB는 쓰는 것 같아요"

취업준비생 엄영헌 씨는 스마트폰을 구입하며 집의 초고속 인터넷을 해지했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 후 테더링 기능을 이용하면 굳이 초고속인터넷이 필요 없기 때문이었다.

테더링은 스마트폰의 3G 신호를 케이블·와이파이·블루투스를 이용해 PC와 연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속도가 초고속인터넷의 수십 분의 1 수준이지만 소위 '소도 잡아먹는다'는 공짜라는 게 큰 이점이다.

"동영상을 받는 동시에 보는 것은 불가능해요. 확실히 불편하긴 하죠. 그래도 본전 생각에 잠을 잘 때 다운로드를 걸어놔요. 아침에 일어나면 동영상 2~3개 정도가 받아져 있어요."

동영상 한 개를 1GB로 가정하면 하룻밤 사이 최대 3GB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한달이면 못해도 90GB는 쓴다. 엄 씨는 이렇게 4월 100GB, 5월에는 120GB 정도를 사용했다.


물론 요금을 낸 만큼 쓰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대역폭이 한정된 3G 무선 주파수 대역폭을 한 명이 독점하면 주변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무제한 요금제 실시 후 통화단절과 통화불능이 잦아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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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사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제한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도 현대인의 매너가 아닐까.

[GOOD] "통신요금 절감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대학생 새내기 이수현 씨도 엄영헌 씨처럼 스마트폰 구입 후 초고속인터넷을 끊었다. 집에서 인터넷을 많이 쓰지도 않는데 꼬박꼬박 3만원 이상의 요금을 내는 게 너무 아까워서다. 그렇다고 무작정 없앨 수도 없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용하던 중 테더링 기능을 알게 돼 요긴하게 쓰고 있다.

이 씨의 지난달 데이터 사용량은 3GB로 하루에 100MB 꼴이다. 비용대비 효율은 엄 씨의 30분의 1 수준.

하지만 혜택을 누리면서도 억지로 트래픽을 점유하지 않아 주변 사람에 대한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좀 더 착한(?) 사용자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만 있으면 학교 안팎에서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 있어서 좋아요. 더 이상 와이파이존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죠. 스마트폰과 와이브로를 함께 쓰는 친구에게도 테더링 기능을 알려줘야 겠어요."

그녀는 테더링으로 아낀 3만원을 밑반찬 구입에 투자하고 있다. 한 달치 반찬 비축은 거뜬하다고 한다. 그만큼 외식비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반면 이 씨처럼 혜택을 알뜰히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STUPID] "대리점에서 권한 무제한 요금제를 써요"

대기업 부장인 최준형 씨는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대리점이 골라준 요금제를 그대로 사용 중이다. 무제한 요금제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기본료가 얼마인지도 잘 모른다.

"통화는 대략 1시간 정도 하는 것 같아요. 내근직이라서 사무실 전화를 주로 이용해요. 데이터는 얼마 안 쓸 거예요. 회사에서는 자동으로 와이파이가 잡히거든요. 이마저도 거의 안 쓰지만요."

최 씨 같은 경우는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가 전혀 필요 없다. 쓸데 없이 월 통신료만 2~3만원이 초과 지출되고 있는 경우다. 1년이면 최대 36만 원이 새어 나간다는 얘기다. 가입할 때 조금 더 신경 썼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나연석 씨는 다수의 중년층들이 무제한이라는 단어만으로 두 말 않고 가입을 한다고 한다.

"40~50대 이상의 고객 10명 중 7명이 요금제 설명을 귀찮아해요. 개통만 빨리 해주면 좋아하죠. 그래서 안타깝지만 원하는 대로 해줄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나머지 3명도 설명은 듣지만 대부분이 권하는 요금제에 가입해요."

나 사장은 무제한 요금제 출시 이후 수입이 늘어났다고 한다. 최씨처럼 소위 눈먼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란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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