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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폭풍의 위협

강력한 태양 폭풍의 지구 공격은 시간 문제다 . 바로 그 재앙의 순간이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태양이 100억톤의 플라즈마 입자를 방출한다. 그리고 18시간 뒤 지구에는 대재앙이 발발한다.

이는 결코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태양은 과거에 그런 적이 있으며 앞으로 또 다시 그럴 것이다.


코로나물질방출(CME)로 불리는 이러한 플라즈마 입자의 공격은 지구에 지자기 폭풍을 유발, 전력망과 전자기기에 심대한 피해를 입힌다.

일례로 전력망의 전류량이 급증, 변압기가 망가지면서 전기가 끊길 수 있다. 정전사태가 장기화되면 원자력발전소의 비상 발전기가 멈춰 노심용융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우주 기후와 전력망 취약성 분야 전문가인 존 카펜만은 태양폭풍의 위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 전역에서 30건의 체르노빌 사고가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이처럼 전력망의 대부분을 마비시킬 대형 CME의 발생은 분명 고위험 저빈도 사건이다. 하지만 우주 기후학자들은 그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본다.

CME는 언제든 지구를 덮칠 수 있지만 11년 주기로 증가하는 태양의 흑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2013년 7월 흑점 발생이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CME의 파괴력이 어떨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CME는 '캐링턴 사건'으로 불리는 1859년의 태양폭풍으로 유럽과 미국 전역의 전신망이 불통됐다. 1921년의 CME 또한 미국 동해안 전역의 무선 통신과 유럽 대다수 지역의 전화망을 교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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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 과학학술원(NAS)은 보고서를 통해 1921년 수준의 CME가 재발할 경우 변압기 350개가 망가져 1억3,000만명의 미국인이 정전의 불편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고장 난 변압기의 교체도 쉽지 않다. 변압기의 제조에 최대 2년이 걸리는 탓이다.



원자력발전소들은 외부 전력이 끊겨도 비상용 디젤발전기로 최대 30일까지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지만 30일 내 전력이 복구되지 못하면 노심용융의 위기에 봉착한다.

올 2월 뉴햄프셔주 소재 엔지니어 단체인 '회복력 있는 사회 재단(FRS)'은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보낸 청원서에서 "극심한 태양폭풍은 규모 9.0의 지진보다 원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전력 공급이 1~2년간 차단될 수도 있다"며 비상발전시스템 보강을 촉구하기도 했다.

CME의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최소 몇 시간 전에라도 사전 경보를 받으면 전력회사들은 모든 변압기를 끈 다음 CME가 지난간 뒤 다시 켜서 고장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방대한 규모의 전력망을 셧다운 시키는 데에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작년 10월 태양폭발을 관측하고 태양폭풍을 예측해줄 '태양 방패(Solar Shield)'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에 동원될 인공위성이 1997년 발사된 것이며 설계수명 5년을 이미 훌쩍 넘겼다는 점에서 관측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백업시스템도 아직 완비되지 못했다. 미 국토안전부(DHS)가 비상 대체 변압기 개발에 자금을 지원 중이지만 실용화에는 수년이 필요할 전망이다. NRC에 보낸 청원서를 작성한 FRS의 토머스 포픽은 이렇게 말한다.

"초대형 태양폭풍은 100년에 한 번 찾아올 법한 대홍수와 같습니다. 우리가 이런 홍수에 대비해 제방을 쌓고 있듯이 태양폭풍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합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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