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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과학의 진수] [1]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

우주의 기원을 밝혀낼 거대한 타임머신

광대하고 복잡하기 그지없는 이 세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과학자들은 그만큼 거대하고 혁신적인 연구장비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과학은 결코 쉽지 않다.

여러 국가들이 힘을 합쳐 수십 년간 막대한 돈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고생의 대가로 탄생한 과학시설들은 그들이 알려주는 신세계만큼이나 놀랍고 신비롭다. 파퓰러사이언스가 베스트 10을 꼽아봤다.



▩ 순위 산정 기준

거대하고 복잡한 것들이 다 그렇듯 거대 과학시설의 규모도 절대비교가 쉽지 않다. 그래서 4가지 객관적 요소에 기반해 순위를 매겼다. 공사비용, 운영예산, 직원 수, 시설 자체의 물리적 크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완벽히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차별화(tiering) 시스템을 함께 적용했다.

또한 각 시설의 상대적 중요도를 반영할 수 있도록 3가지 주관적 요소도 계산에 넣었다. 다름 아닌 프로젝트의 과학적 가치, 일반인들의 활용성, 그리고 '와!'라는 탄성을 내뱉게 만드는 감탄적 요소다.

[1]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RHIC)' 내부에서는 금 이온이 가속돼 다른 금 이온과 충돌한다. 이 충돌은 RHIC 내부 온도를 빅뱅 당시에 가까운 최대 4조℃까지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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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온도에서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녹아 분해되는데 이때 이들을 구성하고 있던 쿼크와 글루온들이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며 '쿼크-글루온 플라즈마(QGP)'라는 새로운 물질 상태가 형성된다.

그리고 충돌이 끝나고 QGP가 식으며 양성자, 중성자가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4,000개의 아원자 입자가 생성된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빅뱅 100만분의 1초 이후의 태초 우주 상태를 재현하고자 한다.

과학적 가치: RHIC의 물리학자들은 우주 구성물질들의 진화과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여러 가속기에 금 원자를 넣고 전자를 제거, 양(+)으로 대전된 이온을 만든다.

이후 이 이온들을 두 개의 원형 튜브 속으로 발사, 광속의 최대 99.9% 속도까지 가속시켜 충돌시킨다. 충돌 잔해의 조사 결과, 빅뱅 직후의 아원자 입자들은 당초 예상과 달리 기체보다는 액체에 가까운 물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활용성: RHIC 과학자들은 현재 양성자를 가속한 뒤 특정 지점으로 정확히 발사, 인체 속 암 종양만 사멸시키는 기기를 개발 중이다. 다른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중이온 빔을 이용, 플라스틱판에 미세한 구멍을 뚫은 필터를 만들고 있다.

이 필터는 분자 크기의 물질까지 거를 수 있다. RHIC에 쓰인 초전도 자석 기술에 기반한 고효율 에너지 저장 장치의 개발도 기대해볼 만하다.

연간 예산: 1억6,000만 달러
건설비: 6억7,100만 달러
운용요원: 700명
물리적 규모: 가속기 둘레 3.8㎞
과학적 가치: 6점
일반인 활용:2점
감탄 지수: 4점

※점수: 10점 만점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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