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파퓰러사이언스 선정] 올해의 10대 과학자 ③ 화학 정비사

의약품의 약효를 높일 수 있는 신개념 불소 첨가 기술 개발

지난 10년간 파퓰러사이언스는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만큼의 세월 동안 그들의 지성과 창의성에 감동을 받아왔다. 지금껏 선정된 90명과 마찬가지로 올해 선정된 10명의 혁신적 과학자들도 과학이 어디까지 진보할 수 있는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효과가 우수한 약을 만들거나 저비용 진료기술을 개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기도 했으며 태양 플라즈마, 기하학의 새로운 방법론 등 한층 형이상학적이고 개혁적인 연구로 도전자 정신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이 40세 미만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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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미래는 창창하며 그만큼 과학의 미래도 밝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들 때문이다.


PHOTOGRAPHS BY JOHN B. CARNETT

토비아스 라이테르 36세 하버드대학 화학
실패를 1,200번이나 거듭했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토비아스 라이테르는 그렇지 않았다. “화학 연구의 90%는 실패해요. 하지만 일단 성공하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따라오죠.” 라이테르에게 파급효과는 더 효과적인 약품의 개발이다. 그는 2007년부터 불소 첨가(fluorination)에 대해 연구해왔다. 이는 불소 원자가 탄소에 달라붙는 현상을 말하는데 제약사들은 오래 전부터 이를 통해 한층 안정적이고 강력하며 흡수율 높은 약의 제조가 가능함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기존의 불소 첨가 공정이 신뢰도가 낮고 의약품에 손상을 가한다는 것. 때문에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켈리포니아공대 로버트 그럽스 박사는 더 우수한 불소 첨가 기술의 개발이야말로 현대 의약계 최대의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테르의 도전과제는 이처럼 어려운 것이었다.

유기화합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좋은 방법은 촉매를 쓰는 것이다. 이에 라이테르와 동료들은 금속 촉매로 실험을 시작했다. 성분을 바꿔가며 1년여간 약 1,200번을 실패한 끝에 연구팀은 팔라듐 촉매로 최초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불소 첨가된 의약품의 실제 산출량이 이론상 산출량의 1%에 불과했다. 그래서 반응 조건을 계속 바꾸어봤다. 산화은 촉매를 사용하자 산출량이 90%로 늘었다. “일단 발을 들여놓고 나니 다음은 쉬워지더군요.” 그의 불소 첨가 기술은 항우울제, 항암제 등의 약리성분을 타깃에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그는 회사를 설립했다. 또한 이 기술은 의약품의 작용기전을 연구하는 의학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불소 첨가된 분자들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스캔을 통해 위치추적이 가능, 체내의 약물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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