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의 작동 효율 향상을 위해서는 렌즈의 초점을 모래 표면에 정확히 조준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태양은 이동하는 만큼 작업 도중 초점이 바뀔 수 있었다. 그래서 마커스는 폭 1.4m의 대형 렌즈를 주문하고 렌즈를 얹을 모터구동식 프레임을 제작했다.
작품이 프린팅 될 중앙의 모래상자는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프린터 전체가 모래상자를 중심으로 회전하도록 설계했다. 병렬식으로 배치된 두 개의 알루미늄 프레임 한쪽에는 렌즈, 다른 한쪽에는 태양전지 패널이 부착되며 태양의 각도에 맞춰 45~90도 사이로 이동이 가능하다.
YOU BUILT WHAT?!
마커스는 프린터에 노트북을 연결, CAD 프로그램으로 설계한 물건의 제작을 명령한다. 그러면 이 프린터는 모래상자에 태양열을 집중시켜 녹인 뒤 한층 한층 쌓아서 모양을 만들어간다. 이후 모래가 식으면서 유리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제작 완료 후 마커스는 런던에서 실험을 하려 했지만 영국 특유의 우중충한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고민 끝에 태양이 작열하는 이집트로 향했다. 정체 모를 장비에 까칠해진 현지 세관과 이틀이나 실랑이를 벌여 간신히 90㎏이 넘는 3D 프린터를 반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11시간 동안 차를 몰고 달려 사하라 사막에 기기를 설치했다.
첫 시도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기온이 무려 40℃에 달하면서 프린터가 과열된 것. 이에 마커스는 임기응변으로 수프 깡통을 잘라 냉각팬을 만든 다음, 직류 모터에 연결해 회로 기판을 냉각시켰다. 덕분에 얼마후 프린터의 작동이 개시됐고 4시간이 넘는 작업을 거쳐 7점의 유리 조각품이 탄생했다.
물론 작품의 수준은 그리 완벽하지 못하다. 이는 카이저도 인정한다.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으려면 더 정밀한 광학기기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내다 팔 수 있는 물건을 얻기 위해 이 기기를 만든 게 아님을 강조한다. “제 목적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HOW IT WORKS
제작기간: 8주 제작비용: 3,500달러
태양 자동 추적
마커스는 원통형 태양추적기를 렌즈에 수직으로 배치했다. 렌즈가 태양을 향해 제대로 정렬되면 햇빛이 태양추적기 위쪽에 뚫린 구멍을 통해 들어온다. 만약 태양이 움직인다면 빛의 각도가 달라져 추적기 안에 그림자가 생긴다. 이때는 내부 센서가 그림자를 탐지, 그 위치를 컴퓨터에 알린다. 컴퓨터는 추적기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렌즈가 태양빛을 향해 정확히 정렬되도록 프레임을 이동시킨다.
프린팅
CAD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은 물건을 설계한다. 컴퓨터는 프린터에 이의 제작을 지시하고 프린터는 그 지시에 따라 아래서부터 모래 용융물을 프린트해 작품을 만든다. 맨 아래층의 용융물이 식어 유리가 되면 모래상자에 다시 모래를 넣고 두 번째 층을 프린트하는 식이다. 첫 작품인 유리그릇 하나의 제작에만 무려 4시간 30분이 걸렸다.
동력
프린터의 동력은 프레임 좌우측에 부착한 두 개의 태양전지 패널로부터 공급받는다. 패널과 렌즈가 정확히 평행을 이루고 있어 태양전지에는 항상 직사광선이 내리쬔다.
완성품
작품의 프린팅이 완료되면 마커스는 모래상자 속에서 완성품을 파낸다.
제어판
제어판의 전동모터와 전자기기, 카메라, 노트북의 동력도 태양전지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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