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USAID를 재건하는 젊은 피

[GAME CHANGERS] THE YOUNG GUN FIXING USAID


빌 게이츠 재단의 유망주였던 라즈 샤 Raj Shah가 이제는 미국의 국제원조 방식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By Nina Easton

그의 멘토인 빌 게이츠는 2007년 하버드대학 졸업 축사에서 글로 벌 기아 퇴치 문제를 두고 “변화의 걸림돌은 관심 부족이 아니 라 복잡한 제도”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라즈 샤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이미 게이츠 재단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라즈 샤는 워싱턴에서 관료적인 조직으로 가장 악명 높은 미국국제개발처(이하 USAID)에서 4년 전 멘 토의 가르침을 활용하고 있다. USAID는 미국의 해외 원조를 담당하는 주무부처다. 그는 의학박사, 게이츠 재단의 전 보건 전문가, 정치광 등 다채로운 경력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천거로 38세에 USAID 처장이 되었다. 그의 목표는 연 220억 달러에 달하는 USAID의 빈민국 원조액을 빌 게이츠 식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그는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과 참여를 도모 하기 위해선 문제를 가장 명료하고 간단한 단위 로 잘게 쪼개야 한다”고 포춘에게 말했다. 매년 5세 이하의 아동이 900만 명씩 사망한다는 통 계는 분명 넘기 힘든 산이지만 백신을 사용하 면 우선 600만 명을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샤 처장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게이츠의 또 다른 가르침은 통 크게 사고하라는 것이다. 처 장은 “몇 천 명이나 몇 만 명을 도울 수 있다는 전망은 게이츠 재단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했 다”고 전한다. “11억 명 규모의 극빈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6억, 7억 혹은 더 나아가 8억 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해결책을 쥐어 짜내야 했다.”

그런 해결책을 내놓으려면 일전에 샤 처장이 지적했듯이 “관료주의, 부당이득, 부패로 인해 훌륭한 아이디어가 빛을 보지 못하고, 대형 공 급업체에 큰돈을 주고 일을 맡겨도 중요한 문제 를 결코 해결하지 못하는” 기관 내부에서부터 사고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샤 처장이 내놓는 해외 원조 청사진은 좀 색 다르다. 사하라 이남 외딴 마을의 산모는 문자 메시지로 육아 조언을 받고, 인도의 농부는 태 블릿 컴퓨터로 중요한 날씨 정보를 검색하며, 아프가니스탄에선 모바일뱅킹으로 부당이득을 줄이고 저축을 유도한다.

디트로이트에서 자란 샤 처장은 아버지가 엔지니어로 일한 포드에서 생산한 차라면 머스 탱이든 무엇이든 무조건 좋아하는 자동차 키 드였다.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와튼스쿨에서 보건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지만,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캠프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게이츠 재단에서 일했던 10년 동안에는 백신 프로그램을 포함해 첨단기술을 활용한 캠페인을 다수 이끌었다.

약 2년 전 처장이 된 이후 그는 USAID의 조직 문화 개편에 함께 힘 쓸 예전 게이츠 재단 동료 20여 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문화를 바꾸 는 일이 쉽지 않은 목표인데다 USAID는 여전 히 아이티와 아프가니스탄 등 조난지역의 더딘 상황 개선 때문에 비난받고 있다.

미 의회에서 해외원조는 아직도 정치적인 예산 항목이다. 특히 경기가 암울하면 그 정치 적 색채는 더욱 짙어진다. 역사적으로 봐도 미 국 기업이나 공급업체에 해외 원조를 맡길 때 원조에 대한 정치적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

샤 처장은 원조가 필요한 지역에서 물자를 구입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적인 원조 방 식을 뒤집고 있다. 그가 비행기를 타고 개발도 상국으로 이동하는 긴 시간 동안에도 그의 균 형 잡힌 원조 계획은 바로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번역 이혜진 whateveryoudo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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