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식 세계화 어디까지 왔나

BY THE NUMBERS

지난달 '서울고메 2011'이 열렸다. 올해로 3번째인 이번 행사에선 세계적인 스타 요리사 6명이 초대돼 한국 식재료와 조리법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식 문화를 소개했다. 국내 유명 요리사 5명도 참가해 외국 요리사들과 한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한식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정부는 지난 2009년 한식 세계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까지 한식 알리기에 나설 만큼 국민적인 관심거리로 급부상했다. 농식품부는 미국 뉴욕 중심가에 세계적인 수준의 고급 한식당을 세우겠다는 사업 계획도 내놓았다. 이른바 '플래그십 한식당'이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플래그십 한식당'은 참여의사를 밝힌 민간업체가 나타나지않아 무기한 보류 상태다.

표준화된 조리법, 영문표기 통일, 전문 요리사 양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서울고메 2011'에 참가한 진경수 셰프는 말한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해외 스타 셰프들이 특히 한국 식자재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한식재료와 조리기법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인다면 한식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한식 세계화는 일회성 구호로 완성될 수 없다. 차근차근 꾸준히 노력할 때 값진 결실을 거둘 수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1만여 개
농림수산식품부가 2010년 기준으로 추산한 해외 한식당 수다. 정부는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2017년까지 해외에 한식당 2만여 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가 한식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를 살펴보자.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주한 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30.4%가 김치와 불고기를 꼽았다. 우리 고유 음식이 한복(27.9%)과 한글(16.1%), 태권도(8%)를 눌렀다는 얘기다.

17점
한식 세계화를 주관하고 있는 한식재단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12개 제3세계 음식(에스닉푸드)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식이 100점 만점에 17점을 받았다. 12개 에스닉푸드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한식 선호도가 낮은 것은 맛과 메뉴의 현지화 부족(41.3%), 식당 위생 불량 및 어수선한 분위기(15.3%), 가치에 비해 높은 가격(12.5%) 탓인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서울 시내 특1급 호텔 18개 중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롯데호텔 '무궁화'와 쉐라톤그랜드워커힐 '온달 middot; 명월관', 메이필드호텔 '낙원 middot; 복래정', 르네상스호텔 '사비루' 4곳만이 한식을 서비스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한식당이 운영비는 많이 들지만 찾는 이가 드물어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한다. 정부가 한식 세계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국내 특1급 호텔들이 한식당 운영에 주저하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Photograph by LEE JONG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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