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세계 최대 호화 페리선 타니트

대한민국 기술로 건조된 타니트호의 친환경 추진 기술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에서는 최신형 호화 카페리선의 명명식이 있었다. 튀니지의 국영선사인 코투나브로부터 지난 2010년 약 3억 달러에 수주한 이 카페리선은 고대 카르타고인들이 숭배한 달의 여신의 이름을 따 '타니트(Tanit)'로 명명됐다. 작년 3월 강재절단식을 시작한 이후 14개월간의 건조과정을 거쳐 완성됐으며 현재는 튀니지의 페리 운영기업인 코투나브에 인도돼 손님들을 맞고 있다.

길이 212m, 폭 30m, 배수량 5만1,000톤 규모로 페리선 중 세계 최대인 타니트호는 성능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선실만 814개를 갖추고 있으며 3,200명의 승객과 285명의 승무원, 1,060대의 자동차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재화중량은 최대 1만1,500톤에 달한다. 그리고도 최고 시속 27.5노트(51㎞)를 낸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다양한 위락시설이야 기본이다. 3개층에 걸쳐 약 1만1,000㎡의 공간에 쇼핑센터, 유아 놀이시설, 레스토랑, 수영장, 나이트클럽, 인터넷 카페 등 다양한 승객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타니트호의 주인이 된 코투나브는 6월부터 9월까지의 성수기 때는 튀니지와 프랑스 및 이탈리아를 오가는 정기 항로에 투입하고 비수기의 경우 바다를 유람하는 크루즈 관광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유럽에 갈 일이 있다면 한번쯤 타보면 어떨까.



저 매연 주엔진
타니트의 주엔진은 독일 만(MAN)의 최신 모델인 커먼레일 12밸브 48/60CR 티어-II 4기다. 엔진 하나의 출력이 14,400㎾며 크루즈선 분야에서 익히 정평이 나 있는 모델이다. 이에 더해 3,000㎾급 STX 엔진 4기가 보조 백업엔진으로 추가돼 있다. 주엔진은 커먼레일 기술에 힘입어 각 실린더별 연료의 분사 타이밍과 분사 시간, 분사 압력이 개별적으로 설정된다. 때문에 연료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유해배기가스 배출량 역시 다른 엔진의 몇 분의 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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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 킬러
엔진은 만(MAN)의 안전제어시스템(SaCoSone)에 의해 제어된다. 통합형 자체 진단기능을 갖춰 신뢰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이는 유해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NOx)의 배출 억제에 특화돼 있다. 연료분사 타이밍 지연시스템이 엔진의 연소열 배출시간을 늦춰 연소실의 최고 온도를 낮춤으로써 NOx 배출을 최소화한다.

NOx는 물과 반응해 산성비 및 오존층 파괴의 원인인 질산(HNO 3)으로 변하기 때문에 물 위를 항해하는 선박에서는 이산화탄소만큼이나 배출저감에 힘써야하는 배기가스다.

저소음 스크루 프로펠러
추진력 제공의 당사자인 스크루 프로펠러는 만(MAN)의 알파 CP 프로펠러 타입 VBS1800-ODF 2기가 채용돼 있다. 직경이 5.6m로 출력 밀도가 1㎡당 1,169㎾에 이른다.

각 프로펠러는 기어박스를 통해 주엔진 2기와 연결돼 구동력을 얻는다. 제조사에 따르면 블레이드의 설계를 유체역학적으로 최적화해 추진 효율을 높이면서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는 캐비테이션은 낮출 수 있다. 추진장비의 중량은 약 300톤이다.

백업 플랜
타니트호는 긴급상황이 발생해도 항구로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는 국제안전협약 'SRTP(Safe Return To Port)'를 준수한다. 이를 위해 침수, 화재 등의 사고 발생 시 승객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주엔진, 발전기 등 항해와 관련된 핵심 장비들이 이중 배치돼 있다. 때문에 운항 중 특정장비가 멈추더라도 백업 장비를 가동, 정박 및 수리가 가능한 최단거리의 항구로 이동할 수 있다.

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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