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중금속 품은 소화제

소화제 한 알에 놀랍도록 많은 양의 중금속이 들어있다

대다수 현대 의약품은 강력한 효능의 유기분자들을 합성한 것으로 알약 한 알에 든 유효성분은 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 소화제로 불리는 펩토 비스몰은 예외다.

이 약의 유효성분은 산탄총 총알에 많이 쓰이는 중금속 '비스무트(Bi)'로 꽤 많은 양이 들어있다. 펩토 비스몰 한 알에 들어있는 Bi 제제는 262㎎. 알약 무게의 8분의 1인 0.25g이 바로 Bi다.


물론 Bi 제제는 순수한 Bi 중금속을 갈아 넣은 것은 아니다. 유기분자인 살리실산염(salicylates)과 화학적으로 결합된 형태다. 때문에 Bi를 추출하려면 화학적 분해 과정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당초 필자는 철광석에서 철을 추출하는 방법을 응용, 알약을 숯불로 가열했지만 슬래그 찌꺼기만 남을 뿐 추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과학실험사이트 thechemlife.com에서 해답을 찾았다. 알약을 산성 용액 속에서 알루미늄과 반응시켜 Bi를 분리하는 것이다. 준비물은 염산과 주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알루미늄포일뿐이지만 실제 실험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알약을 갈고, 용해하고, 거르고, 침전시킨 다음 다시 걸러서 가열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험을 시작할 때 화사하고 밝은 핑크색이었던 펩토 비스몰 알약은 실험 후 칙칙한 색깔의 Bi 덩어리로 바뀌었다. 하지만 Bi를 추출하기 위한 모든 실험 과정은 초저온 액체질소와 고온의 납 용융물에 손가락을 넣었던 필자의 과거 실험과 버금갈 만큼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파퓰러사이언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