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 슬로서 박사팀은 이 같은 우주팽창의 증거들을 3D 지도로 만들고자 한다. 현재까지 연구자들은 60억 광년 떨어진 곳의 구조도를 그려냈다. 하지만 우주 가장자리의 은하계는 빛이 너무 희미해 관측 자체가 매우 어렵다.
이 난제의 극복을 위해 그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빛을 찾는 대신, 거대한 가스 구름이 퀘이사의 빛을 가리면서 생기는 그림자를 찾는 것이었다. 많은 학자들이 회의적 견해를 표명했지만 연구팀은 결국 자신들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처음 몇 달은 데이터가 너무 혼잡스러워 매핑이 힘들었어요.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였죠. 하지만 수차례의 수학적 처방 끝에 진짜 신호만 추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연구팀은 국제천체관측프로젝트인 'SDSS'의 일환으로 미국 아파치포인트 천문대에서 포착한 1만4,000개의 퀘이사 관련 데이터를 활용, 100~120억 광년 떨어진 초기 우주의 구조를 3D 지도로 만들었다. 역대 가장 광범위한 범위로 말이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현재 빅뱅 직후 우주의 모습을 한층 명확히 알 수 있게 됐다.
"지도 제작에 성공한 순간,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맥주를 마시며 놀았답니다."
가스 구름 (gas cloud) 은하단의 중심 부근에 존재하는 구름 형태의 가스. 온도가 가스 구름 (gas cloud) 수백만℃에 달하며 밝은 X선을 방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