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닐슨 박사의 책상 위에는 소독용 알코올이 가득 들어있는 작은 병이 하나 있다. 알코올 속에는 반짝이 가루들이 떠 있는데 두께가 14~20마이크로미터(㎛), 크기는 0.25~1㎜에 불과한 이 가루들은 다름 아닌 태양전지다.
"이들을 가지고 만든 태양전지 패널을 대형할인매장 옥상에 설치한다면 현재의 50% 비용으로 두 배의 전력생산이 가능합니다."
지난 6년간 그는 태양전지의 내구성과 효율성,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형화에 주력해왔다. 2004년 SNL에 온 그는 당시만 해도 미세전자기계 시스템(MEMS) 분야의 세계적 강자였다. 그런 그가 태양전지에 발을 디딘 것은 2005년의 한 사건 때문이었다. SNL최고의 태양에너지 연구자 중 한 명인 비빈 굽타 박사가 실수로 그의 연구실에 전화를 걸어온 것.
"저희는 곧 담소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어요. 한번은 실리콘 소재의 1세대 태양전지 제조비가 2세대나 3세대보다 40~50% 적다는 얘길 들었죠. 그리고 얼마 뒤 저는 MEMS의 미세가공기술을 적용하면 전력생산능력의 변동 없이 실리콘 사용량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반짝이 태양전지는 워낙 작고 얇아서 플렉시블 패널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가격 경쟁력과 효율, 유연성, 활용성 등 1세대와 2세대의 장점을 아우른 신개념 태양전지가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