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루텐은 빵을 구울 때 공기방울 주변을 감싸는 성질이 있는데 고온에 의해 공기가 팽창하면서 빵이 부푸는 것도 바로 글루텐의 이 같은 성질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형성된 빵 속의 빈 공간은 수분을 잡아두는 역할도 해 부드러운 식감을 높여준다.
문제는 셀리악병 환자의 경우 소량의 글루텐으로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 그래서 식품공학자들은 그 대체물질을 찾고 있다. 고온에서 고체가 되면서 수분을 가두는 강력한 그물망 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빵이 식으면 액체가 돼 수분을 내보내는 역설적인 분자 말이다.
유명 화학기업 다우케미컬은 섬유질이 많고, 긴 분자를 가진 식물성 셀룰로오스로 도전장을 던졌다. 이 셀룰로오스의 분자에 곁가지(side group) 분자를 추가, 글루텐과 동일한 물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렇게 15년간 곁가지 분자의 숫자와 유형을 바꿔가며 점도를 조절한 끝에 최적의 물성을 갖춘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분자가 세상에 나왔다.
이 회사에 따르면 골디락스를 전체 원료의 2% 이하만 첨가해도 밀가루나 글루텐을 쓰지 않고 기존과 다름없는 빵을 구워낼 수 있다. 아직은 식품회사만 구입 가능하지만 수요가 충분하다면 머잖아 동네 슈퍼에서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셀리악병 (celiac disease)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 미국에서만 환자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