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점쟁이 텔레비전

머잖아 TV는 내가 보고 싶은 채널을 알아서 틀어줄 것이다. 채널이동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STORY BY Mark Hachman
ILLUSTRATION BY Michael Cho


20년 전 미국의 록 스타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TV 채널이 57개 밖에 없다며 애석해했다. 하지만 오늘 날에 비하면 그때가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공중파, 케이블TV, 위성TV, 그리고 인터넷TV(IPTV)까지 합치면 수천 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면서 도대체 어디서 뭘 봐야할지조차 헛갈린다.


이는 마치 정보의 홍수에 허덕였던 초기 인터넷 유저와도 같은 양상이다. 인터넷의 경우 검색엔진이 등장하며 문제가 해결됐는데 최근 TV에서도 이와 유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관련기술이 고도화되면 앞으로는 직접 채널을 돌릴 필요 없이 TV가 알아서 선호하는 프로그램만 보여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채널 선택을 도와주는 수단은 존재한다. 일례로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에서는 시청자가 매긴 점수에 근거해 프로그램을 추천받을 수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 TV '컴캐스트'도 추천시스템을 가동했다. 다만 이들은 일종의 섬과 같다. 자신이 보유한 프로그램 중에서만 추천을 한다는 얘기다. 시청자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도 자신이 취급하지 않으면 추천되지 않는다. 추천의 정확도는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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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몇몇 셋톱박스 제조사들이 한층 폭넓은 방식의 TV프로그램 추천 엔진 개발에 뛰어들기도 했다. 작년 가을 구글 TV와 로쿠(Roku)가 넷플릭스, HBO고(HBOGo),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를 포괄하는 추천 기능을 선보인 것.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앱들도 일부 개발돼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한계가 있다. 모든 미디어를 대상으로 삼지 않는데다 시청자가 자신의 성별과 나이, 취향, 선호하는 장르 등을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실망스럽나? ABI리서치의 기술분석가 샘 로젠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수년 내에 개인의 취향을 스스로 학습하는 셋톱박스가 출시될 겁니다. 이 셋톱박스는 사용자가 시청한 프로그램 정보로 추천프로그램을 선별하므로 사람이 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이에 힘입어 언젠가 동영상 추천은 결국 인터넷 검색엔진의 정확도를 따라잡을 것이다. 또한 가족 개개인에 맞춤화된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TV를 보는 사람이 가족 중 누구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충분히 가능하다. 일례로 MS는 동작인식 게임 컨트롤러 '키넥트'에 기반한 안면인식기기를 개발 중이다. 소파에 누운 사람의 얼굴을 분석, 신원을 구분하는 기기다. 이런 기술들이 힘을 합하면 채널이동은 역사 속의 단어가 될 것이다.

언젠가 텔레비전은 TV를 켠 사람이 가족 중 누구인지까지 파악해 그 사람에게 맞춤화된 프로그램을 내보낼 것이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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