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바다로부터의 피해 예방

KEEPING BACK THE SEA

이상기후 현상이 이제 ‘뉴 노멀’ new normal *역주: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이 됨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느냐다.
By Brian Dumaine

허리케인 샌디 Hurricane Sandy 같은 재앙이 닥치고 나서야 몇몇 유력 정치인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폭풍 해일로 숱한 사망자와 5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한 후에야 앤드루 쿠오모 Andrew Cuomo 뉴욕 주지사는 시를 둘러싸는 방파제를 건설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최소한 1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Michael Bloomberg 뉴욕 시장도 많은 기후학자와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목소리를 높여온 주장에 동의를 표했다. 지구 온난화의 부정적 영향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한 유명 헤지 펀드 매니저가 필자에게 말했듯이-"익숙해지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곧 적응을 의미한다. 더 빈번하고 강력해진 폭풍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항구를 재설계하고, 해안선을 관리하고, 건물과 교통체계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NASA 고다드 우주 연구소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의 선임 연구원이자 뉴욕시 기후변화 위원회 New York City Panel on Climate Change 자문단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신시아 로젠즈윅 Cynthia Rosenzweig은 빗물 배수관처럼 단순한 설비를 설치함으로써 지하철과 철도, 하수처리시설의 범람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후, 골드만삭스는 맨해튼 남부에 신사옥을 설계하면서 최근 발생한 홍수에 안전할 만큼 높은 층에 강력한 전기 발전기를 설치했다. 바다와 근접해 사는 데 일가견이 있는 네덜란드인들도 물의 대량 유·출입이 가능한 고층 아파트 건물들을 건설하고 있다.

'어떻게' 짓느냐 만큼 '어디에' 짓느냐 역시 다시 고민해야 한다. 연방 홍수 보험은 폭풍 후 건물을 재건하는 가옥 소유자와 사업주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여기에 미국인들의 세금이 수십억 달러 들어간다. 연방 홍수 보험을 폐지하면 민간 시장에서 더 현실적인(그래서 더 비싼) 보험료가 책정되어 취약한 해안 지역의 건설을 제한할 것이다.

가장 극단적인 처방은 폭풍 해일을 저지할 갑문을 건설하는 것이다. 런던,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 세계 여러 도시들이 이미 이런 갑문을 갖추고 있다. 뉴욕시도 건설할 이유는 충분하지만, 막대한 비용 외에도 많은 문제가 따른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들은 1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사태에 대비해 구조물을 설계한다. NASA의 로젠즈윅에 따르면 뉴욕시 배터리 공원 Battery Park 지역에서는 8.6피트(약 2.6m) 높이의 홍수가 1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재해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거대폭풍 샌디는 500년에 한 번 일어난다는 10.6피트(약 3.2m) 높이까지 미쳤다. 그리고 맨해튼 지역을 보호하는 방파제를 만들면 해일이 다른 지역으로 방향을 바꿔 해당 지역의 홍수를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런 해양 구조물이 그 지역의 어장이나 강 하구의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이런 '뉴 노멀'에 적응하기 위해선 전 세계의 기업과 정부가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샌디나 카트리나 같은 폭풍이 가져올 피해에 피하면 싼 비용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미국의 취약한 인프라를 재검토하고 다시 건설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업들에겐 사업 전망이 매우 밝을 것이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