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성장을 위한 처방

[THOUGHT LEADERS] A PRESCRIPTION FOR GROWTH

외국인 투자가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경제 발전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by Peter Blair Henry


지난해 9월 인도 방갈로르 Bangalore와 델리 Delhi, 캘커타 Calcutta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생산이 중단된 적이 있다. 이 격렬한 저항을 촉발시킨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바로 인도의 소매업 부문에 외국인 직접 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FDI)를 허용해 테스코 Tesco나 월마트 Wall-Mart 같은 기업이 현지 기업 지분의 51%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개혁 때문이었다.

물론 외국 자본 유입에는 많은 문제가 따른다. 현지 기업이 경쟁력 제고의 압박을 느끼고, 환율이 상승해 수출이 둔화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건전한 발전은 FDI의 지속성과 경제성장을 이끄는 FDI의 동력에 달려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가져오는 것은 비단 자금만이 아니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기업과 국가의 혁신을 돕는다. 규제와 금지를 구분하는 차이가 미세하기 때문에 정책입안가들은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도국이 일반적으로 FDI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던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다. 그 결과 많은 국가들이 경제성장 기회를 놓쳤다.

1970년대 개도국 정부는 외국 자본이 자국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다국적 기업을 몰아냈다. 하지만 이러한 저항은 가뜩이나 부족한 자원을 더 부족하게 만들어 결국 해외 차관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1982년 시작된 제3세계의 채무 위기로 절정에 달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개도국들은 결국 국내 기업 지분을 해외 자본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자금 유입으로 개도국들은 경제 자유화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신흥국에서 활동하던 기업들은 사업확장을 위해 투자를 늘렸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임금상승으로 이어져 수백만 명의 개도국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작 선진국들은 이처럼 훌륭한 교훈을 따르길 꺼리면서 발전을 퇴색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2006년 미국 항구를 아랍 에미리트에 소재한 글로벌 기업 두바이 포츠 월드 Dubai Ports World에 매각하자는 제안을 두고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반대 여론에 따라 미국 의원들은 전략적 자산이 외국 소유로 넘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결국 이는 2007년 국가 안보와 외국인 투자 규제(Foreign Investment and National Security) 법안 통과로 이어졌다(두바이 포츠 월드는 매입 계획을 철회했다). 국가 안보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외국 투자 금지 조치는 “내 행동을 보지 말고 내 말대로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개도국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올바른 접근방식으로 경제정책을 세운다면 공포와 저항이 들어설 틈이 없을 것이다. 기업의 FDI는 현지인을 포함해 전 세계 모든 이의 삶의 수준을 향상시킨다. 선진국에겐 국가 간 자본 흐름의 중요성을 설파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했던 처방을 신흥국에도 똑같이 적용하면 이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우리 역시 경제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의 필자인 피터 블레어 헨리 Peter Blair Henry는 뉴욕대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저서로는 ‘경영혁신 (Turnaround)’과 ‘제 3세계를 위한 제 1세계의 교훈(Third World Lessons for First World Growth)’이 있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