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리눅스가 포춘 500대 기업을 평정한 비법

[SOFTWARE] HOW LINUX CONQUERED THE 500

한때 저평가됐던 리눅스가 이제는-TV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포춘 500대 기업의 대부분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by Roger Parloff


1999년 빌 게이츠가 리눅스-당시 무료 배포용으로 공동 제작된 소프트웨어-를 “학생이나 마니아 층 같은 군소 시장에서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대적할 만한 위협”이라고 저평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 재단의 상위 20대 기부 기업에 랭크됐다. 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제품들이 개방형 OS인 리눅스와 아무 문제 없이 호환되도록 암호화 작업을 한다는 점은 기업들이 리눅스에 완전히 굴복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리눅스 지원 서비스 부문 최대 판매업체인 레드햇 Red Hat의 짐 토튼 Jim Totton은 현재 포춘 500대 기업 중 90% 이상이 리눅스에 일정 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짐 제믈린 Jim Zemlin 리눅스 재단 대표는 “리눅스는 정보화 시대의 석탄과 철강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기업 콘소시엄인 리눅스 재단에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는 이른바 ‘플래티넘 멤버’로는 IBM, 인텔, 오라클, 삼성을 들 수 있다.

리눅스는 수천 명의 독립 개발자들이 공동 협력을 통해 제작한 개방형 운영체제다. 유저들은 그 어떤 라이선스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서로 자유롭게 소스 코드 열람, 수정, 복사 및 재배포를 할 수 있다.

리눅스의 최초 버전은 지난 1991년 출시됐다. 그 명칭은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을 제작했던 당시 19세 핀란드 학생 리누스 토발즈 Linus Torvalds의 이름에서 따왔다. 1990년대 말부터는 오라클과 같은 기업형 소프트웨어 판매업체가 리눅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IBM, 델, HP를 포함한 선도적인 서버 제조업체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 이후 리눅스는 조용하지만 빠르게 확산됐다. 2000년대 중반 대부분의 통신 전환 장치가 리눅스 체제로 전환됐다. 또 2007~2010년 모든 주요 증권거래소가 리눅스로 시스템을 바꿨다. 대부분의 신형 TV, 스테레오, 인터넷 라우터, 킨들, 캐딜락은 현재 리눅스로 구동되고 있다. 게다가 구글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수백만 유저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리눅스를 사용하게 되었다.

일반 PC나 노트북보단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늘어나는 조용한 변혁 속에서 소비자 운영체제 시장의 판도가 뒤집혔다. 골드만삭스의 작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전체 컴퓨팅 기기 운영체제 중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PC가 대세였던 2000년대 97%에서 현재 20%까지 급감했다. 이렇게 재편된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42%라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고, 애플(24%)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현재 리눅스는 가장 빠르게 급성장하는 서버 이용 방식을 지배하고 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 저장을 아마존 웹 서비스, 구글 클라우드, 랙스페이스 Rackspace 같은 업체에 외주하는 기업의 수가 점차 늘면서 리눅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리눅스 재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능한 조직의 약 76%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리눅스 서버를 사용하고 있고, 74%가 리눅스 서버를 유지 혹은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 10대 학생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무료 소프트웨어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