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모바일 결제 시장의 주도권 싸움

[SNS마케팅 따라잡기]

모바일 결제 시장이 뜨겁다. 이동통신사들에 이어 스마트폰 글로벌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전자지갑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합류를 선언했다. 현금에서 카드로 이동했던 지급 결제 수단이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결제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다가오는 스마트 시대에는 누가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거머쥘까?
홍덕기 아이소셜 대표 ceo@isocial.co.kr www.facebook.com/deokee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선두 주자는 이동통신사였다. SK텔레콤이 2010년 전자 지갑인 ‘스마트 월렛’을 출시했고 LG유플러스가 뒤를 이었다. 이듬해 KT는 ‘올레마이월렛’을 내놓았다가 지난해 말 ‘모카’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동통신 3사는 피처폰 시절인 2002년 모바일 결제 카드인 모네타 카드를 공동으로 보급했던 경험이 있다. 그들은 20만여 대의 데이터 전송 단말기도 구축하는 등 야심찬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쓰라린 실패를 맛봐야 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이동통신사는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 등 무선 인터넷 시장을 애플과 구글에 송두리째 넘겨주었고,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은 카톡과 라인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오픈 플랫폼이라고 일컫는 전자 지갑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1,000만 이용자를 자랑하는 SK플래닛의 ‘스마트 월렛’은 결제 기능보다 멤버십 카드의 통합 관리에 비중을 둔 느낌이다. 250여 개의 멤버십 카드를 한곳에 모아 놓았다. 결제 부분은 문화상품권·백화점상품권 등 각종 상품권, 대금이 휴대폰 요금에 부과되는 휴대폰 소액 결제 그리고 ‘페이핀’으로 불리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핀’은 신용카드와 휴대폰 결제 등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여러 결제 수단들을 한 번 등록해 놓으면 매번 결제할 때마다 신용카드 번호 등을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진행되는 결제 서비스다. ‘페이핀’은 현재 온라인에서만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결제도 추진 중이다.

KT ‘모카’는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신용카드, 체크카드, 은행계좌, 상품권, 전자화폐, 쿠폰, 멤버십을 모두 관리·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결제와 동시에 혜택이 가장 많은 쿠폰·멤버십을 자동으로 선택해 적용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결제할 때는 앱에 바코드를 띄우거나, QR코드를 찍거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된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전자 지갑 ‘삼성 월렛’을 출시했다. ‘삼성 월렛’은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하면 실망이 큰 서비스로 평가 받고 있다.이용이 가능한 카드가 삼성카드, 하나SK카드, BC카드 등 3개사로 제한되어 있을뿐더러 온라인 결제만 가능하다. SK플래닛의 페이핀 등 간편 결제 서비스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멤버십카드의 기능도 떨어져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KT 모카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하기 어렵다.

카드사들은 멤버십 카드와 결제를 아우르는 전자 지갑보다 모바일 카드에 방점을 둔다. 크게 유심형과 앱형 두 가지로 나뉜다. 이동통신사와 관련 있는 카드사는 유심형, 은행 계열 카드사는 앱형을 선호한다.

유심형은 스마트폰 단말기 내 칩에 카드와 고객 정보를 저장하는데 반해 앱형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를 서버에 저장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유심형은 스마트폰의 전원과 관계없이 결제가 가능하지만 앱형은 전원이 켜져 있을 때만 결제가 이루어진다.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하나SK카드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근거리 무선통신)칩 기반의 유심(USIM: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형 모바일 카드를 채택했다. KT가 대주주인 BC카드는 유심형 모바일 카드를 주력으로 삼으면서 모바일 안전결제 방식 같은 앱 기반의 카드 보급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 등 6개 카드사 연합이 출시한 모바일 카드는 앱형이다. ‘앱카드’로 불리는 이 카드는 유심이나 다른 장치가 없어도 스마트폰에 앱으로 등록하면 신용카드를 쓸 수 있다. 기존 카드 단말기 외에 바코드 리더기, QR코드 리더기 등을 활용해 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유심형 모바일 카드의 최대 단점은 ‘동글(dongle)’이라는 리더기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 있는 카드 가맹점이 250만~300만 곳으로 추정되는데, 동글이 있는 가맹점은 약 20만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활성화된 된 가맹점은 7만 곳 전후라고 하니 아직 가맹점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앱형 모바일 카드의 바코드는 편의점 등에 설치되어 있는 바코드 리더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심형보다 유리하다. 지난 5월초 출시한 신한카드의 ‘앱카드’는 이런 장점을 등에 업고 2개월 만에 23만 명의 가입자를 모집하는 기염을 토했다. 3년이 지난 하나SK카드의 모바일 카드 가입자가 6월 말 현재 79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가히 놀라운 증가세라 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은행권에선 선제적으로 선불충전 방식을 활용한 전자지갑 앱을 출시했다. 이동통신사가 만든 전자지갑 앱들과는 달리 가상계좌를 통한 송금을 지원한다는 점을 무기로 들고 나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2월 KT와 손잡고 가상계좌에서 휴대폰 문자서비스(SMS)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불형 전자화폐 서비스 ‘주머니’를 출시했다. 돈을 보내는 사람이 계좌이체 등으로 가상계좌에 입금하고, 받을 사람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받는 사람의 휴대폰에 가상계좌 번호가 전송된다. 받는 사람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가상계좌 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의 휴대폰에 비밀번호가 전송되는데 이를 이용해 돈을 인출하면 된다.

하나은행도 곧바로 선불 충전형 전자지갑 서비스인 ‘하나N월렛’을 내놓았다. ‘하나N월렛’은 스마트폰으로 송금이나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상거래 수단으로 선불로 충전한 가상의 전자화폐를 기반으로 한다. 앱 상에서 직접 충전하거나 가상계좌에 입금하면 충전할 수 있으며 하나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은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충전할 수도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금융기관 등 스마트 금융에 관련 있는 회사들이라면 모바일 카드와 전자 지갑에 도전장을 던지는 게 당연하다.

각 당사자들은 주어진 조건이 다른 만큼 모바일 결제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들도 천차만별이다. 국내냐 글로벌이냐, NFC냐 비NFC냐, 지불 중심이냐 멤버십 카드 관리 중심이냐 등 추구하는 목적과 기능이 다르다.

하지만 이 모바일 결제 시장은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것을 전제로 진행해야 한다. 카드나 저축 상품, 혹은 통신 가입 등 기존 자사 상품의 마케팅이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면 효과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만 놓칠 공산이 크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 금융에 관련 있는 회사들이라면 모바일 카드와 전자 지갑에 도전장을 던지는 게 당연하다.


홍덕기 대표는…
홍덕기 씨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기자를 거쳐 한국아이닷컴 프로젝트 개발부장을 역임했다. 한국대학신문 편집장을 지낸 후 현재 SNS 사업체인 ㈜아이소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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