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월드 아카데미 OWA·One World Academy 의 사마달쉬니 강사가 한국을 방문했다. OWA는 인도에 위치한 마음수련원으로 사마달쉬니는 그곳에서 개인은 물론 세계의 기업가와 경영진을 대상으로 강의 등을 하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사마달쉬니를 만나 조직의 팀워크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사마달쉬니가 전하는 내용이다.
글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요가’라는 단어의 의미는 ‘하나가 되는 것’, ‘통합’을 뜻 한다. 요가 수련은 동작과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수련이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조직에서도 하나됨, 다시 말해 통합이 중요 하다. 조직이 한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선 리더십과 팀워크가 꼭 필요하다.
리더는 누구인가? 리더는 조직의 비전에 대해 가장 명료한 사람이다. 비전은 무엇인가? OWA에서 말하는 비전은 목표와 다르다. 비전은 생산 목표처럼 수치화 되는 것이 아니다. 비전이란 내가 혹은 조직이 주변에 어떤 영향(Impact)을 일으키기를 원하는가 를 의미한다. 이웃과 사회에 대한 기여가 담 겨 있어야 한다.
리더는 명료한 비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다음의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리더의 지적 능력만큼이나 마음상태도 똑같이 중요하다 는 걸 인지해야 한다. 리더가 똑똑하고 전략 에 능한 사람이라면 자칫 조직이나 비전보다 자기 자신을 더 앞세우고 스스로를 더 중요 시하기 쉬운데, 이런 사람은 좋은 리더라고 할 수 없다.
리더에는 두 종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자 신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비전이 있다고 생각 하는 사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전을 이루 기 위해 자기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진 정한 리더는 비전을 성취시키기 위해서 자기 가 일부 역할을 맡고 있고, 다른 사람도 함께 참여해 각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리더의 마음상태가 중요하다. 마음에 갈등이 있는 이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갈등은 마음이 두 갈래로 갈 라진 상태다. 이럴까 저럴까? 옳은가 그른 가? 나를 중시해야 하나 상대를 앞세워야 하 나? 일을 중시할까 즐거움을 추구할까? 일이 먼저인가 가족이 먼저인가? 진정한 리더란 그 같은 갈등이 치밀 때마다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이를 녹여야 한다. 그러면 그는 하나의 통찰 이 된다. 그는 마음의 요가 즉 합일을 달성한 자다.
내적 요가, 마음속 통합을 이루려면 리더 는 조직 내 다양한 업무와 사람들을 통합하 는 데 집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은 모든 걸 갈라놓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생산팀과 영업팀은 곧잘 반목한다. 각자는 상대 팀이 무능하다고 여긴다. 이렇게 마음 부터 분리되다가 팀원에서 팀장, 임원에 이 르기까지 모두 분리되어 간다. 경계하고 분 노하고 원망한다. OWA에도 팀장급 사람들 이 와서 교육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일 의 성격상 서로에게 상처 주는 경우가 일어 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상처 없이 일하는 건 불가능하다. 함께 일하는 과 정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처를 녹여내고 해소해야만 통합된 상태에서 일을 할 수 있 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를 탓하고 원망하게 된다. 불만이 쌓일수록 분 노가 일어나고, 분노는 분리심을 일으킨다. 몸에 비유하면 다양한 장기가 각자 따로 움 직이는 것과 같다. 신장이 심장에 등 돌리고 따로 움직이면 몸 안에 대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팀워크를 위해 번지점프를 하거나 그룹 체험을 하기도 한다.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사고 방 식, 즉 탓하고 분노하는 성향이 바뀌어야 한 다. 이게 바뀌지 않으면 외적으로 어떤 시스 템을 만들더라도 조직이 통합되지 않는다. 마 음의 구조가 외적 환경과 구조를 지배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이렇다. 인도에서 한때 열 손가락 안에 꼽히던 대기업 창업주 얘기 다. 회장에겐 4명의 자녀가 있었다. 회장은 재산싸움을 막고 싶었다. 회사가 구조적으 로 조직되어 있기 때문에, 자녀가 자기 지분 을 가져가면 회사 체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 었다. 그래서 가족 재단을 만들었다. 미국의 와튼 스쿨에 의뢰해 법률 전문가를 초청하고 가족 재단을 운영하는 세부 규칙을 만들었 다. 3대째에 이르기 전까진 재산을 팔 수 없 게 만들었다. 대신 모든 가족은 재단으로부터 높은 월급을 받았다. 회장은 가족과 재단이 대대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첫 2년은 괜찮았다. 그러나 사위가 불만을 느끼기 시 작했다. 본인은 가장 열심히 일하는데 나머 지 아들들은 손쉽게 혜택만 누리는 것 같았 다. 아들들 역시 사위는 외부인인데 왜 혜택 을 나눠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비즈니 스는 점점 성장했지만, 내부 갈등 역시 점차 커졌다. 결국 재단은 내부 분열로 더 이상 지 속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지난 해 회장이 다시 와튼 스쿨 전문가를 불러 법 적 과정을 재정비하고 규정을 바꿨다. 아들 과 딸의 재산을 모두 나누어 구별시켰다.
이 같은 내적 고민을 안고 회장이 OWA에 찾아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조직 시스템을 아무리 스마트하게 만들더라도 리더와 조직 원들에게 비전이나 자각이 없으면 오래 지속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각 부서별 리 더가 요가 즉 통합 상태에 있지 않으면, 회사 는 하나의 몸처럼 움직일 수 없다.
또 다른 사례는 긍정적인 것이다. 세계적 인 아웃도어 업체 파타고니아의 CEO 케이시 쉬한 Casey Sheahan의 이야기다. 케이시 쉬 한과 부인 타라 쉬한 Tara Sheahan은 OWA 와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05년 쉬한이 파타고니아 CEO로 선임됐을 땐 회사 경영사정이 썩 좋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가 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었다. 당시 쉬한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 었다. ‘모두 나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우선 직원을 해고해서라도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내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같 은 의사결정을 마음속으로 내리고 아내에게 말했다. 그때 아내 타라 쉬한의 눈에 남편의 불편한 심기가 들어왔다. 타라는 남편에 게 “어떤 마음 상태에서 그 같은 결정을 내렸 냐”고 물었다. 자기 마음 상태를 주시하지 않 았던 쉬한은 잠시 명상하며 자기 마음 상태 를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본인이 두려운 상 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과 두려움의 상태였다. 아내는 “두려움 대신 회사와 직원을 위하는 마음으로 의사결 정을 내려보자”고 제안했다. 쉬한의 결정은 달라졌다.
쉬한은 다음 날 회사 전 직원에게 알렸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해고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해고를 당하는 직원도, 그렇지 않은 직원도 모두 같 은 직원입니다. 아무도 해고하지 않으면서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해주세요.” 직 원들은 패킹에서 행정, 청소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비용 절감을 실천했고, 그 결과 해고 시 기대할 수 있었던 만큼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또 공교롭게도 두 달 뒤에 파타고니아 상품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당시 해고를 했더라면 감당하지 못했을 정도로 매 출이 증가했다. 이를 계기로 회사 직원 모두 에게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 회사는 우리를 진심으로 위해주는구나’ 하는 메시지였다. 이후 파타고니아는 7년째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쉬한을 백악 관으로 초청해서, 다른 업체들이 타격을 받 는 불황기에도 파타고니아가 잘나가는 이유 를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분명한 비전을 가진 쉬한도 스트 레스와 짜증과 고통을 경험했다. 몇 달 전에 는 갑작스레 모든 의미를 잃어버리는 경험을 했다며 OWA를 찾기도 했다. 진단 과정을 통 해 쉬한 자신이 비전보다 자기 자신을 중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는 다시 편한 상태로 돌아왔다.
이기적인 목표는 자신만을 위하지만, 비 전은 내 기쁨과 함께 남의 기쁨, 내 웰빙과 남 의 웰빙을 모두 포함한다. 목표는 도달했을 때만 즐거울지 모르지만, 비전은 가는 길과 과정도 즐겁다. 모든 조직원이 함께 기뻐한 다. 조직원이 스스로를 시계나 공장의 기계 부품처럼 느끼지 않는다. 목적이 있고, 자기 삶과 일에 대한 의미를 갖게 된다. 수치 달성 만 중시하고 조직원의 기쁨과 의미를 상관하 지 않는다면 결국 그 조직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
내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리더는 자신 의 마음을 자각할 줄 알아야 한다. 갈등과 고 통, 스트레스는 내적 경험이다. 모두 우리 머 릿속에서 만들어낸 산물이다. 우리 스스로 끝낼 수 있다. 자각하는 예술을 배우면 마음 의 나쁜 습관을 볼 수 있다. 자각을 하는 순간 마음은 자유롭게 되고, 요가 즉 하나됨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