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통업계 PB 전성시대] 홈쇼핑 온라인 유통 부문

홈쇼핑·온라인 유통채널에서도 PB상품 알짜 수익원으로 급부상

홈쇼핑 및 온라인 유통업계가 PB상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이들 업계는 한때 가파른 성장세를 탔으나, 최근 들어 장기 경기침체와 업체 간 과도한 경쟁으로 심각한 성장고민을 안게 됐다. 그래서 찾은 돌파구가 PB시장이다. 이들 업체에서 개발한 PB상품 중 일부는 해외로 수출까지 되면서 수익성 제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1995년 8월 TV홈쇼핑 방송이 시작된 이후 국내 홈쇼핑 업계는 장기호황을 누렸다. 소비자들은 집에서 TV를 보며 쇼핑하는 편하고 새로운 소비 방식에 열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대형 온라인쇼핑몰과 오픈마켓이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들 새로운 유통채널은 홈쇼핑의 안락함에다 기존 TV홈쇼핑에 부족했던 ‘선택의 다양성’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0년에는 소셜커머스가 등장하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소셜커머스 업계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내세워 승승장구하며 4배가 넘는 성장을 했다.

그동안 홈쇼핑 및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IMF외환위기 및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도 오프라인 업체들과 달리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분위기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최신 유통채널로 꼽히는 소셜커머스 업계조차도 지난해부터 매출 성장이 정체된 상태이다. 가파른 성장에서 확연하게 완만한 성장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모습이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장기경기침체가 결국 이들 유통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홈쇼핑 및 온라인 유통업계 전체의 저성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골몰했다. 그리고 PB상품시장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PB상품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이미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홈쇼핑 및 온라인 유통채널 중 PB상품시장에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건 TV홈쇼핑 업계였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2001년 처음으로 PB상품이 등장했다.

CJ오쇼핑이 2001년에 론칭한 여성 패션 브랜드 ‘피델리아 Fidelia’는 국내 최초의 홈쇼핑 PB브랜드이다. CJ오쇼핑은 실험적인 의도로 이 PB브랜드를 기획했다. CJ오쇼핑의 색깔이 들어간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이들 PB상품 판매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자 홈쇼핑 업계 전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PB상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CJ오쇼핑에서는 2011년에 피델리아의 광고모델로 세계적인 톱모델 지젤 번천을 내세우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덕분에 CJ오쇼핑의 PB상품 관련 매출 비중은 2010년 6.2%에서 2011년 19.0%로 급상승한 이후 지난해 29.6%까지 치솟았다.

TV홈쇼핑 업계의 PB상품 론칭 성공을 지켜본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계도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했다. 두 업계는 2012년 거의 동시에 PB상품 시장에 진출했다. 흔히 오픈마켓 최초의 PB브랜드로 옥션이 2012년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올킬TV’를 꼽는 이가 많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올킬TV는 중소기업이 생산한 기존 상품을 옥션이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만 한 것으로 PB상품은 아니다. 오픈마켓 최초의 PB브랜드는 G마켓이 2012년 6월에 론칭한 ‘하우스마일’ 생활용품 브랜드이다. G마켓에서 첫 PB상품으로 출시한 ‘하우스마일 롤화장지’와 연이어 출시한 ‘식객라면(컵라면)’은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식객라면은 출시 당일 판매량이 G마켓 월평균 컵라면 판매량의 두 배가 넘어 화제가 됐다.

소셜커머스 최초의 PB브랜드는 위메이크 프라이스가 2012년 7월에 론칭한 뷰티 브랜드 ‘W.뷰티 W.beauty ’이다. W.뷰티의 첫 상품 ‘14데이즈 14DAYS 갈락토미세스 100 에센스’ 화장품은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 최초의 PB상품으로 꼽힌다. 갈락토미세스를 비롯해 물풀스킨, 밥풀로션 등 W.뷰티의 하위 PB상품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소셜커머스 뷰티 코너엔 PB상품 광풍이 몰아쳤다. 2014년 현재 위메이크프 라이스의 상위 톱10 뷰티 상품 중 6개가 기획 PB상품이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선전에 경쟁사인 티켓몬스터도 PB상품시장에 뛰어들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W.뷰티가 론칭된 지 5개월 만인 2012년 12월 티켓몬스터는 자사의 첫 PB브랜드인 ‘맛의 교과서’를, 이듬해인 2013년 10월과 11월에는 업계 최초의 패션 PB브랜드인 ‘그녀의’와 역시 업계 최초의 에스테틱 PB브랜드인 ‘눈의 여왕’을 론칭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눈의 여왕은 소셜커머스 업계의 PB상품 영역을 서비스 분야로 확장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홈쇼핑 및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PB상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들 업체 중 일부는 PB상품을 해외에 수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온라인 유통채널의 해외시장 진출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들의 개별 PB상품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송하 위메이크프라이스 홍보실 팀장은 자사 PB상품의 제품경쟁력에 대해 “홍보 부족으로 상품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제품력 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라며 “실제로 제품 생산을 위탁한 업체들 중 상당수가 PB상품을 만든 뒤 기술력을 인정받아 상품 수출이나 종합몰 입점 등의 제안을 많이 받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수출을 시작한 기업도 있다. CJ오쇼핑은 자회사인 CJ IMC를 통해 2009년부터 피델리아 등의 PB브랜드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 피델리아는 인도 및 베트남 등에서 올해에만 벌써 4,600세트, 약 3억5,000만 원어치가 팔려나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르페르 Repere’ CJ오쇼핑 PB화장품 브랜드가 터키 내 최고급 백화점으로 유명한 하비니콜스 이스탄불에 입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국내 브랜드가 하비니콜스 이스탄불에 입점한 최초의 사례로, 르페르는 이해선 CJ오쇼핑 대표가 직접 기획한 PB상품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말한다. “CJ오쇼핑의 목표는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1등 기업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구촌 고객을 사로잡는 자체 상품 개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CJ오쇼핑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피델리아, 르페르 등의 PB브랜드가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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