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 위안화는 잊어라: 미국의 강력한 달러가 여전히 지배한다

INSIGHTS

By John Cassidy

약 1년 전 ‘매우’ 높은 경제 관료를 만나서 개인적인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달러라고 답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증가하는 적자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외국 투자자들이 결국 달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온갖 종류의 끔찍한 일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즉, 금융 위기, 큰 폭의 금리 인상, 불황, 미국 생활 수준의 지속적인 충격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금융 위기와 불황은 이미 겪었고, 달러는 그동안 별 문제가 없었다.

굳이 지적하자면, 지난 몇 년 동안 세계의 준비 통화(Reserve Currency) *역주: 금과 더불어 대외지급을 위해 각국이 보유하는 기축통화로서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이다. 위안화나 심지어 비트코인 Bitcoin이 달러를 대체할 거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말뿐이다.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 세계 투자자와 중앙은행은 어디에 돈을 투자했는가? 바로 미국 국채이다. 지난 1월 말 투자자들이 터키, 브라질, 그리고 다른 나라를 떠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75%로 다시 하락했다.

이유가 뭘까? 에스워 프라사드 Eswar Prasad의 신간 ‘달러의 함정: 미 달러가 세계 금융의 패권을 차지한 방법(The Dollar Trap: How the U.S. Dollar Tightened Its Grip on Global Finance)’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코넬 Cornell과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인 프라사드는 미국이 많은 문제에도 ‘피난처(safe haven)’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유동성이 보장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타임 스퀘어 Time Square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달러의 대항마를 찾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내가 50년을 내다보는 혜안은 없지만, 향후 10년 내지 20년 동안 달러를 성공적으로 대체 가능한 화폐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대체 화폐를 원한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미국이 터무니없이 낮은 금리로 세계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빌리는 모습은 정말 진저리가 난다. 그리고 그 비용도 지나치다.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의 추산에 따르면 미 국채의 큰손인 외국 정부들이 기록한 연간 투자 수익은 대략 -2%다. 더 나은 대안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국정부들이 미국 정부에 돈을 지불하고 미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대안이 있을까? 최근 문제에도 안정세를 보이는 유로존이 대안으로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로존은 일반 채권 시장이 미비하다. 일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일본 정부도 투기적 자금 유입을 피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위스는 영국만큼이나 규모가 너무 작다. 비록 비트코인이 널리 통용되는 지불 수단이 되겠지만, 믿을만한 화폐로 보이지 않는다(비트코인의 잠재력에 관한 다른 의견을 보려면 이전 칼럼을 읽어라). 최근 롤러코스터 같은 가격 변동을 고려하면 금 또한 대안이 될 수 없다.

국제 무역에서 이미 상당한 지위를 차지한 위안화만 남았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1위 경제국으로 부상하고, 중국 정부가 자본 흐름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자 투자 수단으로서 위안화의 지위가 분명 상승하고 있다. 이미 중국 중앙은행은 영국은행 등 외국 중앙은행들과 환율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서로의 통화를 예치할 수 있는 스와프 협정(Swap Lines)을 체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은행들은 위안화 표시 채권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안화가 최종 피난처로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서 근무했던 프라사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미 국채를 매수할 때, 결국 미국 법률과 정치 체계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사드는 “결국에는 신뢰의 문제다. 비록 중국이 경제적 힘과 역동성을 갖고 있지만 공공 및 정치적 제도의 틀이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안심해도 되나? 꼭 그렇지는 않다. 현재는 재정적자와 정부 폐쇄, 그리고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 Tea Party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미국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중국 공산당에 보내는 신뢰와는 비교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뢰는 노력으로 얻을 수 있다. 달러에 가장 큰 위협은 무능한 미국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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