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디지털 매거진의 미래 ‘잡지에서 유통 채널로’

곽동수 넥스트 페이퍼 대표 인터뷰

디지털 매거진이 ‘디지털 잡지’라는 사전적 정의를 넘어선 지 오래다. 디지털 매거진은 단순 ‘읽을 거리’의 개념에서 벗어나 기업 홍보 및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디지털 매거진 ‘탭진’은 이러한 디지털 매거진 시장의 흐름을 잘 읽어 낸 성공사례로 관련 시장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기업을 위한 뉴미디어 플랫폼을 꿈꾸는 탭진의 성공사례를 통해 디지털 매거진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방향을 확인해 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김영기 nathankimphoto@gmail.com


탭진은 모바일·태블릿 등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접할 수 있는 디지털 매거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탭진을 만든 회사는 ‘넥스트 페이퍼 Next Paper’라는 이름의 벤처회사다. 사명만 봐도 탭진과 이 회사의 목표가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달 7일 서울 시청 근처 넥스트페이퍼 본사에서 만난 곽동수 대표는 회사의 목표를 이렇게 설명했다. “넥스트페이퍼는 ‘페이퍼리스 paperless’와 같은 뜻이다. 인쇄의 형태를 넘어서 다이내믹한 양방향 디지털 소통을 추구한다.”

곽 대표가 강조한 또 다른 말은 비욘드 페이퍼 Beyond Paper다. 종이를 넘어서 스마트한 환경에 걸맞은 기업들의 소비자 대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돕겠다는 것이다.

사실 곽 대표는 넥스트 페이퍼 설립 이전까지 디지털 매거진 관련 업무를 해보지 않았다. 고려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곽 대표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원, LG유플러스 서비스 개발 업무를 했다. 네오위즈에서 모바일 서비스 분야를 담당하기도 했지만, 앱 개발 및 디지털 매거진과는 무관한 업무였다.

그런 곽 대표가 회사를 박차고 나와 생소한 분야의 넥스트 페이퍼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지난 2010년 출시된 아이패드에서 모바일 매거진 시장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확신은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미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애플의 아이패드를 보고 너무나 흥분됐다. 아이패드와 같은 스마트 기기가 새로운 미디어 혁명을 이끌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아이패드를 통해 서비스된 미국 유명 디지털 매거진 ‘와이어드 WIRED’의 인터랙티브 버전은 충격 그 자체였다.”

막연한 가능성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디지털 매거진 앱 ‘탭진’이다. 태블릿PC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탭진과 유사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대형 이동통신사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탭진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지금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콘텐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대기업 콘텐츠와의 경쟁에서 오히려 앞선 모습을 보여왔다. 그 힘은 바로 탭진의 방향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다수 매거진 앱의 고객은 일반 사용자, 매거진을 읽고 즐기는 소위 ‘리더 Reader’다. 하지만 탭진은 자신들의 고객이 매체와 기업이라고 말한다. 콘텐츠를 읽고 즐기는 사용자와 고객을 명확히 구분한 것이다. 곽 대표 역시 탭진을 매체사와 기업을 위한 ‘뉴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정의한다.

“탭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매체사를 위한 뉴미디어 플랫폼이다. 잡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보, 사외보, 브랜드 매거진 발행 및 기업을 위한 모바일 매거진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체사 및 기업은 좋은 기사와 콘텐츠를 쓰는 데 집중하면, 개발 및 유통은 탭진이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에게는 탭진을 통해 기사나 콘텐츠를 한데 모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를 유치해 그 수익을 매체와 나눠 갖는다.

시도는 좋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매체들의 반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인쇄매체의 판매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초기 콘텐츠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직접적 요인이었다.

곽 대표는 말한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디지털 사용자와 인쇄 지면 독자층이 다르고 탭진이 디지털 퍼블리싱의 마케팅 채널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역으로 인쇄매체의 매출 증가에 도움을 주면서 오히려 지금은 각 매체사들이 마케팅 홍보 플랫폼으로 탭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후 탭진은 디지털 매거진 시장에서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직 시장이 작은 탓에 매출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꾸준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디지털 매거진 시장은 향후 어떻게 변화할까? 곽 대표는 디지털 콘텐츠의 발전 속도에 따라서 시장 자체도 변화할 것이라 예상한다. 지금처럼 인쇄물의 단순 디지털 형태 변환만 이어질 경우 시장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가독성을 기초로 새로운 콘텐츠 구현을 시도한다면 수많은 고객 확보와 더불어 시장 크기 역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쇄 매거진의 디지털 구현 형태를 벗어난 콘텐츠 구현이 해답이다. 디지털 광고 역시 단순히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는 형태에서 탈피해 고객이 응답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디지털 매거진은 기업과 고객, 매체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해야 한다.”

탭진 역시 변화를 꿈꾸고 있다. 현재 디지털 매거진은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디바이스에 최적화돼있고 단순 다운로드 방식의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매거진이 일반 도서와는 달리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와 수익모델이 가능한 만큼 혁신적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셜 매거진 서비스다. 올해 중 서비스할 예정인 소셜매거진은 미국의 플립보드나 구글 뉴스스탠드처럼 실시간 맞춤형 기사와 콘텐츠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곽 대표는 말한다.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브랜드 및 상품 정보를 담아내고 이를 기업 홍보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디지털 매거진, 그리고 탭진의 최종 숙제다. 모바일 환경에 걸맞은 소셜매거진 서비스로의 진화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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