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30대 그룹은 지금] LG전자

전략폰 G3 기술력 앞세워<br>글로벌 3위 입지 굳힌다

LG전자는 아마도 ‘지금만 같아라’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모바일 부문에서 주춤했던 LG전자가 G3 돌풍으로 오랜만에 LG그룹 맏형으로서의 체면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G3는 기술, 디자인, 마케팅의 절묘한 맞물림으로 국내외 호평을 받으며 성공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LG전자 스마트폰 ‘G3’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5월 28일 출시된 이후 하루 최고 국내 판매량 2만 대 이상을 기록하더니 지금도 1만 4,0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하루 7,000대 정도 팔린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5를 압도하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 초 글로벌 베스트 폰에 올랐던 초콜릿폰과 프라다폰에 이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탄생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출시 초기 판매량 호조에는 평판이 한몫하고 있다. 우선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부분의 외신들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G3가 삼성전자에 한 방을 날렸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평가가 엇갈렸던 갤럭시 S5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평가다. IT전문 매체 BGR은 ‘갤럭시 S5를 구형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G3를 바라보는 시장의 의견 또한 대체로 긍정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중 내수 중심으로 40만 대가 출시되고, 7월에 유럽·아시아·북미, 8월에 중국 시장에 나오면 아이폰6 출시 이전에 충분한 판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시장에선 LG전자 2분기 영업 이익을 5,497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G3 판매 호조로 그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분기에는 휴대전화 사업부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일단 G3 1,000만 대 판매로 점점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3위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금의 여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선 G3 돌풍의 원인과 향후 스마트폰 시장 환경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G3, 글로벌 빅3 굳힐 LG의 전략폰

G3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온 사용자와 전문가의 평가를 분석하면, 스펙과 디자인 등 경쟁력을 고루 갖춘 G3의 품질력이 성공의 바탕이 되고 있다. 향상된 품질은 최근 3년간 쏟아부은 연구개발 투자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LG그룹은 LG전자에 9조 5,000억 원, LG디스플레이에 4조 원, LG 이노텍에 1조 원 등 아낌없는 투자를 집행해왔다.

거기에 기존과 달라진 LG의 적극적이고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되고 있다.

G3는 일반 HD보다 화질이 4배 높은 QHD LCD 패널을 세계 최초로 장착했다. 화면은 5.5인치로 넓어졌고 화소도 538ppi로 애플 아이폰5(326ppi)와 삼성 갤럭시S5(432ppi)보다 우수하다. 타사의 전략폰에 비해 선명도가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다.

카메라에는 혁신적인 기술 몇 가지도 추가되어 있다. 촬영하는 물체에 레이저를 쏴서 보다 빠르게 초점을 맞추는 ‘레이저 오토포커스’ 기능도 그중 한 가지이다. 또 주먹만 쥐면 촬영이 가능한 기능도 집어 넣어 셀카 촬영이 훨씬 용이해졌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면 버튼을 없애 간결하면서도 세련미를 갖췄고 뒷면 또한 한 손으로 쥘 수 있도록 곡면으로 제작했다. 사용자 중심의 단순하고 편리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LG전자 고유의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방수·방진 기능과 심박센서 기능은 사양에서 제외했다.

LG는 정확한 마케팅 타이밍으로 탄탄한 제품력 홍보를 극대화 하기도 했다. 당초 7월 무렵 선보일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두 달 이른 5월에 G3를 선보였다.

이동통신 3사들이 한 달 보름의 영업정지를 끝내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점이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통신사들에게 G3는 좋은 전략 제품이었다. 게다가 삼성의 갤럭시 S5가 판매 하락 시점에 있었기에 G3가 더욱 빛이 났다. 아직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은 아이폰6와 경쟁할 필요도 없어 더욱 손쉽게 마케팅을 할 수 있었다.

당장의 수익성보단 우선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전략도 G3의 성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익성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던 전작 G2에 비해 과감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 좋은 판매 결과를 이끌어 낸 원동력이 되었다.

LG전자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었던 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면서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않았다. “잘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말처럼 마케팅 지출을 늘려 제품과 함께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G3 출시에 맞춰 전 세계 170개 주요 통신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2에 비해 50곳이나 많은 통신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시장 판매 진용을 꾸린 셈이다. G2로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G3로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LG전자의 셈법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하지만 G3의 성공이 이대로 지속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G3가 호평 속에 성공을 거둔 데에는 판매 환경이 좋았다는 점도 한 몫을 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마케팅 타이밍이 좋았다는 건 반대로 마케팅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걸 의미한다. G3 출시 당시 최소한 국내 시장에선 삼성 갤럭시 S5의 초기 ‘약발’이 떨어져 세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에 유리했다. 또 통신사 영업정지로 SK텔레콤 고객만을 상대로 영업을 했던 갤럭시 S5와는 달리, G3는 통신사가 모두 영업을 하는 시점에 시장에 나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좀 더 근원적인 차원에서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위협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북미, 유럽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어서며 시장의 정체가 나타나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흥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2월에 열린 2014 MWC에서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저마다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함께 능동적으로 시장환경에 대응할 것임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곧 시작될 삼성과 애플의 반격도 이겨내야 한다. 삼성은 애플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피해왔기 때문에 9월 이후로 예상되는 애플의 아이폰6 출시에 앞서 6월 중에 후속 모델 2종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G3가 갤럭시 S5 판매 하락기에 출시돼 반사이익을 얻었던 것처럼 이번엔 삼성의 후속 모델에 G3가 역공을 당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얘기다. 당장의 수익성을 따지지 않는다지만 계속해서 영업 이익률을 외면하면서 삼성과 마케팅전을 펼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LG전자에겐 중남미, 서남아시아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3위 자리를 놓고 LG와 경쟁하는 레노버, 화웨이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 시장에서 높은 영업이익률과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당분간 신흥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전략은 더욱 난해한 방정식에 빠져 들고 있다. 어쩌면 G3가 넘어야 할 산은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G3에 결집된 LG그룹의 기술력

  • LG이노텍: LG이노텍은 모바일기기용 카메라모듈 제조 분야에서 3년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16.8%이다. LG이노텍은 ‘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술(OIS)’을 적용한 1,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지난해 최초로 상용화 한 바 있다. G3에 적용된 ‘레이저오토포커스’와 ‘듀얼 LED 플래시 연동기술’ 역시 LG 이노텍의 작품이다.

    LG디스플레이: 외신과 사용자들이 모두 극찬하는 G3의 강점은 국내 최초로 탑재한 5.5인치 QHD 디스플레이다. 이 패널은 FULL HD의 2배에 이르는 해상도를 자랑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 해상도가 미술관의 작품을 수록한 아트북과 비슷한 수준으로 색감을 세밀하게 표현한다고 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6에도 이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 QHD 탑재에 따른 과도한 전력 소모 문제가 LG화학에 의해 해결됐다. 저전압 기술과 흑연을 사용한 소재 혁신으로 G3 배터리 기술을 강화했다. 실제 배터리 용량은 3000mAh. 2610mAh인 G2에 비해 3900mAh 늘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사용시간도 790분에서 860분(LTE 통화시간 기준)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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