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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마비 풀어줄 전극 이식술

2011년 12월 5일은 앤드루 미아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2007년 모터사이클 사고로 척수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발가락을 움직이게 됐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주일 뒤 그는 일어설 수도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그의 재활성과는 가히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 기적을 일으킨 것은 바로 미국 루이빌대학 켄터키 척수부상 연구센터(KSCIRC)의 전극 어레이 이식술이었다. 환자의 척수에 전극 어레이를 이식하고 전기 자극을 가함으로써 끊어졌던 하반신과 뇌의 연결을 복구시킨 것.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연구자들이 척수 부상에 의한 사지 마비 환자의 치료법을 연구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전극 어레이 이식술은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게 UCLA 신경근육 연구센터(LRL) 레지 에저튼 소장의 평가다.

“환자의 척수에 남아있던 연결 회로를 되살려내는 방식으로 누구도 가능하리라 생각지 못했던 일을 해냈습니다. 결과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연구팀은 미아를 포함, 4명의 환자에게 이식술을 시행했는데 장(腸)과 방광의 제어 능력이 향상되고, 혈압이 개선되는 부가효과도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이렇게 개선된 기능은 전극의 전원을 꺼도 사라지지 않고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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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환자들은 완치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스스로 걷지 못한다. 또한 각 환자에 맞춰 전기자극을 최적화해야 하고, 효과를 볼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나 에저튼 소장은 기존 치료법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한다.
“재활치료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HOW IT WORKS]
A 우리가 발가락을 움직이려 하면 뇌가 보낸 전기신호가 척수를 통해 발가락으로 전달된다. 하지만 척수 손상 환자는 전달경로가 끊겨 있다.
B 척수의 하체 제어 회로를 자극해 잠자고 있던 뉴런을 깨우고 전기신호 전달 경로를 복구시켜줄 전극 어레이를 환자의 척수 하부에 이식한다.
C 16개의 전극으로 이뤄진 어레이와 전선으로 연결된 호출기 크기의 전기 자극장치를 복부 피부 아래에 이식한다.
D 전기 자극장치는 주파수나 전압의 변화, 그리고 전극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신경회로를 자극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E 환자는 리모컨을 이용해 왼쪽 발가락, 오른쪽 다리 등 특정 부위를 관장하는 신경회로를 자극할 수 있다.

WHY IT MATTERS
“가장 대단한 점은 일어설 수 있다는 겁니다. 휠체어를 타고 사람들을 올려다보면 마치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일어서면 자신감이 생기죠. 전극 어레이 이식술은 수백만 명의 척수 손상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앤드루 미아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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