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초,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C클래스가 집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5세대로 진화한 더 뉴 C클래스의 주행성능과 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극한 상황을 재현한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통해 더 뉴 C클래스의 성능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자동차안전연구원 중앙에 위치한 종합시험로에 고깔모양 라바콘이 가득했다. 한편에는 더 뉴C클래스들이 도열해 있었다. 5세대로 진화한 더 뉴 C클래스의 주행성능과 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 독일 본사에서 파견된 드라이빙 아카데미 팀이 차량과 주행로를 살펴보고 있었다. 기자들이 모이자 드라이빙 아카데미 팀 마티아스 클라인미헬 수석강사가 말했다. “더 뉴 C클래스는 강력한 주행 능력과 사고 예방 및 피해를 최소화하는 첨단 기술로 무장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슬라럼과 차선변경, 핸들링 그리고 고속주행 코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더 뉴 C클래스의 모든 것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차량을 극단적으로 움직이게 설정해 ‘슬라럼’, ‘고속 주회로’, ‘차선 변경’, ‘핸들링’, ‘택시 드라이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날 시승에는 더 뉴 C클래스 가솔린 모델인 C200, C200 아방가르드, 그리고 디젤 모델인 C220 블루텍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 등이 동원됐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에 최대토크 30.6 kg·m 를 발휘한다. 직렬 4기통 디젤 블루텍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 kg·m를 낸다. 모두 7단 변속기를 달았다.
더 뉴 C클래스는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길이는 65mm 길어졌고, 휠베이스는 80mm 늘었다. 하지만 차체의 50%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는 100kg 줄였다. 대신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높여 차체 강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가변식 댐핑 시스템인 ‘어질리티 Agility 컨트롤 서스펜션’을 채택해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인디비주얼 등 다섯 가지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Start
0. 프로그램 시작 전 : 운전자세 잡기
인스트럭터는 올바른 운전자세를 강조했다. 먼저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팔꿈치가 끝까지 펴지지 않는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양 어깨는 좌석 등받이에 밀착한다. 여기에 브레이크 페달을 완전히 밟았을 때 무릎이 펴지지 않아야 한다. 이 정도 거리를 두고 좌석을 조정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을 잡는 자세도 중요하다. 보통 양 손을 스티어링 휠 3시와 9시 방향에 놓는다. 인스트럭터는 자신은 조금 더 위쪽을 잡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 사고상황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민첩한 스티어링 휠 조작이 가능하다.
1. 첫 번째 코스 : 슬라럼
20미터 간격으로 설치된 라바콘을 지그재그로 피하면서 주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운전자가 요구하는 스티어링 반응을 차량이 얼마나 정확하게 받아들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슬라럼을 연습하면 정확한 스티어링 조향 타이밍을 배울 수 있다.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 등을 느끼며 차량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속도에 따른 정확한 스티어링 조작 시점이나 하중 이동을 몸에 익힐 수 있다. 더 뉴 C클래스는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보이지 않았다. 차량 자세를 제어하는 각종 전자장비의 개입으로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했다.
2. 두 번째 코스 : 프루빙 트랙(고속주회로)
사이클 경기에서 볼 수 있는 벨로드럼 경기장 같은 주행로를 프루빙 트랙이라고 부른다. 총 길이 5km짜리 고속주회로에서 C220블루텍을 몰았다. 스티어링 휠 조작 없이 고속으로 빙빙 돌았다. 최고속도 210km로 주행했지만 속도감이 나지 않았다. 솔직히 드라이빙 프로그램 중 가장 따분한 시간이었다.
3. 세 번째 코스 : 차선 변경
도로 위에서 마주할 수 있는 위급 상항을 재현했다. 트럭의 낙하물이나 사고차량을 발견했을 때 대처하는 기술이다. 가장 겁나는 프로그램이었다. 브레이크 조작 없이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고 다시 차체를 되돌려야 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다. 일단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장애물이 바로 앞에 나타났을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다. 이 때 브레이크는 밟지 않고 왼쪽으로 급격하게 스티어링 휠을 틀었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장애물 발견 시 왼쪽으로 피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인스트럭터의 설명이었다. 왼쪽으로 급하게 차를 돌린 직후 곧바로 본래 차선으로 스티어링 휠을 다시 틀었다. 더 뉴 C클래스는 이때 ESP를 개입시켜 차체 균형을 잃지 않았다. 마무리는 급제동이었다. 이 코스에선 프리-세이프를 작동시키는 더 뉴 C클래스의 성능도 체험할 수 있었다. 프리-세이프는 차량 거동에서 위험을 감지하면 안전벨트를 바짝 당겨 운전자를 시트에 밀착시킨다. 열려 있던 창문은 약 3cm를 남기고 닫힌다. 에어백이 터졌을 때 발생하는 가스를 내보내기 위해서다. 좌석 위치도 가장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킨다. 또 비상등이 자동으로 점등돼 다른 차에 위험을 알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순식간에 자동으로 이뤄진다.
4. 네 번째 코스 : 핸들링
독일인들은 거대한 시험장을 미니 서킷으로 만들어 놓았다. 어지럽게 서 있는 라바콘을 따라가면 그대로 슬라럼과 헤어핀이 그려진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빠르게 달리면서 차량을 통제할 수 있는 드라이빙 기술을 배웠다. 코스를 익히라며 인스트럭터가 먼저 출발했다. 살살 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두 번째 바퀴에서 그는 본색을 드러냈다. 그를 뒤따라가면서 양 다리와 두 팔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급격하게 좌우로 차를 내동댕이친 다음 코너 앞에서 속도를 줄여 부드럽게 회전했다. 회전 구간을 반쯤 돌았을 때 다시 가속을 했다. 코너 구간에서는 바깥쪽으로 들어가 안쪽으로 붙어 달리면서 다시 바깥쪽으로 탈출했다. 서스펜션이 비교적 부드러워진 더 뉴 C클래스이지만 깔끔하게 코스를 다스려 나갔다. 인스트럭터는 더 뉴 C클래스는 경량화와 어질리티 컨트롤을 적용해 차체 밸런스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5. 보너스 : 택시 드라이빙
독일에서 날아 온 인스트럭터는 무시무시하게 더 뉴 C클래스를 몰았다. 타이어 타는 냄새에 흥분이 일었다. 가끔씩 터져 나오는 동승자들의 단말마와 환호성이 차 안을 울린다.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가 스릴을 더했다. 인스트럭터는 자동차안전연구원 종합시험로를 온통 휘젓고 다니면서 한마디 내뱉었다. “그냥 작은 배기량을 가진 세단일 뿐이에요.” 하지만 기자가 체감한 더 뉴C클래스의 성능은 그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