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론의 타당성은 몇몇 동물실험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털이 없는 쥐에게 비타민E를 투여했더니 자외선 노출 시 피부 손상이 줄어들었던 것.
경구용 선크림을 생산하는 한 스페인 기업의 컨설턴트로 근무 중인 피부학자 살바도르 곤잘레스 로드리게스 박사는 이 회사의 제품에 폴리포디움 류코토모스라는 양치식물 추출물이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이 추출물은 햇빛과 관련된 DNA 손상을 감소시켜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박사 자신도 해변에 놀러갈 때는 일반 선크림을 바른다고 한다. 또한 경구용 선크림은 기존의 표준 측정법으로는 효과측정이 어려워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인정했다.
“바르는 선크림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항산환물질 기반 경구용 선크림을 측정하면 자외선차단지수(SPF)가 매우 낮게 나옵니다.”
결국 앞으로도 끈적임을 무릅쓰고 선크림을 덕지덕지 발라야 하는 걸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은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이 얕은 물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생성하는 ‘마이코스포린 유사 아미노산(MAAs)’을 이용해 먹는 선크림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테리아, 조류(藻類), 진균 등에서도 발견되는 이 화학물질은 자외선을 흡수, 일종의 선크림 역할을 한다.
폴리포디움 류코토모스 polypodium leucotom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