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O2O 비즈니스가 중요한 이유

FORTUNE’S EXPERT | 안병익의 ‘스마트라이프’

최근 국내 주요 벤처투자사들이 눈독 들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다. O2O 비즈니스와 모바일의 융합이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뒤흔들 강력한 무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기반 업체들도 앞다퉈 O2O 비즈니스, 그리고 이와 연관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O2O 비즈니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봤다.


최근 IT 업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O2O(Online to Offline)’다. O2O는 오프라인 기반의 실생활에 온라인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가족 외식을 나가려면 무엇을 먹을지 정하고, 맛집을 찾고, 가격을 비교하고, 매장을 찾아가고, 주문과 결제를 하는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앱 하나면 이 모든 것이 해결되는 O2O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의 벤처 투자가 존 도어는 지난 몇 년간 기술 혁신을 주도한 3가지 트렌드 키워드로 소셜, 로컬, 모바일을 꼽았다. 그리고 이를 3개 단어의 앞글자를 딴 ‘솔로모(SoLoMo)’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소위 ‘반값 할인’으로 잘 알려진 그루폰·리빙소셜 등 소셜커머스 업체가 스마트폰을 등에 업고 로컬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솔로모 시장 역시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시장에서 세를 얻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솔로모 열풍을 이끌었던 대표적 소셜커머스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힘없이 주저앉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곧바로 ‘로컬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열기가 식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도 많았다. 인터넷 업계의 로컬 서비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아예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건 섣부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여전히 로컬서비스 시장이 IT업계에게 군침 도는 금맥이란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최근 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하는 O2O의 등장으로 다시금 로컬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근거는 이렇다. 현재 우리나라 민간소비 규모는 약 700조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중 온라인 거래규모는 약 50조 원에 불과하다. 여전히 650조 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의 연계가 유통분야의 시대적 트렌드임을 감안하면 O2O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O2O 비즈니스가 이렇게까지 성장한 배경에는 모바일 광고 기술과 위치기반 서비스(LBS, Location Based Service)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위치기반서비스 기술은 모바일 기기에 내장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와이파이 위치측위(WPS), 기지국기반 위치측위(CID) 등의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현 위치를 중심으로 각종 서비스나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최근 들어 O2O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위치기반서비스 기술은 바로 ‘비콘 Beacon’과 ‘지오펜싱 Geo-fencing’이다. 비콘 서비스는 저전력 블루투스를 통해 디바이스를 자동으로 인지, 소비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정된 거리 내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매장정보나 쿠폰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대표적인 비콘 서비스는 작년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비콘 iBeacon인데, 최근에는 특정 매장에서 손님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로컬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애플에 맞서 구글에서도 곧 니어바이Nearby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페이팔 역시 비콘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페이팔 계정으로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온라인 결재에 이어 O2O 결재 시장까지 뛰어 든 셈이다. 국내에서는 ‘딩동 Dingdong’, ‘얍 YAP’, ‘시럽 Syrup’, ‘씨온 SeeOn’ 등이 비콘과 고주파를 적용한 서비스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고 ‘카카오’도 조만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콘과 관련해 가장 많이 소개되는 서비스는 ‘실내지도’와 ‘실내 내비게이션’, 그리고 ‘쿠폰 발급’과 ‘결제서비스’다. 특히 비콘 서비스 기술 활성화의 수혜를 보는 이들은 바로 매장에서 직접 쇼핑을 하는 사용자다. ‘쇼핑’과 관련된 비콘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매장을 지날 때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관련된 알림이 도착하면 이를 통해 상품을 찾아가고 점원을 만날 필요도 없이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다. 또한 쿠폰을 받아 할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지오펜싱 역시 비콘과 유사하다. 일정한 영역 안에 들어온 사용자들은 지오펜싱을 통해 자동으로 파악된 지역 쇼핑정보, 쿠폰 등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하지만 이처럼 유용한 지오펜싱 서비스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범람하는 ‘스팸메시지’가 그것이다. 원하지 않는 분야의 쇼핑정보가 담겨 제공되는 지오펜싱의 알림문자는 스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지오펜싱 알림이 스팸(SPAM)이 아닌 유용한 정보가 될까? 우리는 비콘의 사례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비콘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장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들이 보이는 행동 형태를 분석한 결과, 그들은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안내할 때에만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는 지오펜싱 알림 자체 역시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할만한 정보여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스스로 원하는 상품 데이터를 위시리스트에 추가하듯, 지오펜싱도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알림을 제공해야 사용자들이 흥미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연스레 스팸메시지라는 인식도 지워낼 수 있다.

앞으로 모든 스마트폰 유저들은 본인이 있는 위치에서 쇼핑, 맛집 등 주변을 검색하고, 쿠폰 등을 통한 다양한 혜택을 받고, 원하는 가격으로 매장에서 구매 및 결재까지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행하는 이 모든 행위들이 데이터로 쌓여 다시 나에게 맞춤형 정보로 돌아오게 된다.

O2O 시장 활성화와 맞물려 등장할 다양한 로컬서비스는 오프라인 경제의 뿌리를 튼튼하게 할 것이다. 나아가 자생력을 갖춘 ‘하이퍼로컬 이코노스피어(초지역 경제생태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O2O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안병익 씨온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 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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