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행동주의 투자자 따라 하기?

[Strategy] Should You Follow an Activist Into a Stock?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 주가는 보통 오르기 마련이지만, 그들의 행동을 투자에 이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By Lauren Silva Laughlin


우리는 지금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 *역주: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투자해 의결권을 확보한 뒤 사업전략 변화나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올린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해 칼 아이칸 Carl Icahn과 그의 동료들은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Dell, 다우 케미컬 Dow Chemical을 비롯한 200개 회사에 대한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경영진 정비, 운영 효율화, 기업 분사 등을 유도해 궁극적으로 주가 상승을 꾀한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기업 숫자는 지난 10년 동안 7배나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저명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서 당연히 떠오르는 의문이 하나 있다. 일반 투자자도 아이칸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매입한 주식을 따라 사면 몇 년 후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 개인투자자는 아이칸의 투자전략을 따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우선 대부분이 투자 애널리스트 팀을 보유한 억만장자가 아니다). 게다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겨냥한 기업들은 향후 몇 년간 어려움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유명 투자자가 기업 의결권을 확보한 뒤 여러 가지 변화를 주문하면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S&P 캐피털 IQ가 2003년부터 10년 동안 874개 회사를 조사한 결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겨냥한 업체들은 이들이 증권거래위원회(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이하 SEC)에 첫 신고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23일간을 전후해 러셀 3000지수(The Russell 3000)보다 6.3% 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수익률의 절반은 신고 서류 제출 전에 발생했다) *역주: 행동주의 투자자가 특정회사의 지분을 5%이상 취득했을 경우, 이를 SEC에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하버드 로스쿨의 루시언 벱척 Lucian Bebchuk 교수-하버드에서 기업지배구조 프로그램 연구를 이끌고 있다-도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약 2,000건의 행동주의 투자가 비슷한 수익률을 얻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S&P 캐피털 IQ는 이후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계속 상승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1년 후 이들의 수익률은 러셀 3000지수를 약 8% 포인트 상회했으며, 2년 후 누적수익률 격차는 약 10.7% 포인트를 웃돌았다. 그리고 3년 후에는 무려 17%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그러나 5년 후에는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루시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이 시점에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 주가는 러셀 3000지수를 약 6% 포인트 상회했다. 이는 투자 초기의 수익률과 비슷하다. 물론 대부분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한참 전에 주식을 현금화해 수익을 챙긴다. 이들 중 절반 이하가 투자 후 15개월까지 주식의 일부만 보유하며, 약 25%만이 3년이 지난 후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에 단기 혜택만 주는 것일까?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벱척 교수는 기업의 운영실적이 향상된다고 주장한 반면, S&P 캐피털 IQ 보고서는 전반적인 재무상태는 오히려 개선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의 질리언 포파닥 Jillian Popadak 교수는 “기업 브랜드나 직원 사기와 같은 무형자산의 가치는 오히려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충된 주장들은 또 다른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New York University’s Stern School of Business)의 야코브 아미허드 Yakov Amihud 교수는 “결과만 놓고 보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실제 기업에 도움이 됐는지, 아니면 그저 오를 주식을 잘 골랐던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의 행동이 대중의 관심을 끌 때, 따라서 투자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에겐 어려운 점이 많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만약의 손실을 대비해 파생상품으로 위험을 분산시키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전략을 완벽히 따라하기 어렵다. 게다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투자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기 전에 이미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S&P에 따르면, 이들의 투자 소문은 어떤 식으로든 새어나가기 때문에 일찍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따라서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댄 로엡 Dan Loeb이 어떤 기업에 투자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이미 한 발 늦은 셈이 된다.

한 가지 좋은 방법은 바로 행동주의 뮤추얼펀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펀드 내 개별 기업의 주가는 등락할 수 있지만, 분산투자를 통하면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펀드는 많지가 않다. 때문에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상당한 수수료를 요구한다.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Event Driven Opportunities Fund’라는 이름의 행동주의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집중 투자를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뿐만 아니라 합병이나 분사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기업에도 투자를 한다. 피델리티를 통해 가입할 경우 선취수수료(front-end load fee)가 없다. 현재 이 펀드의 수익률은 13%로, 기준수익률(Benchmark)인 러셀 3000지수의 11.6%를 상회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지분을 취득한 기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로는 유일하게 ‘13-D Activist Fund(행동주의 투자자들이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했을 경우 SEC에 제출하는 서류에서 이름을 따왔다)’가 있다. 이 펀드의 선취수수료는 5.75%로 결코 만만치가 않다(그러나 슈왑이나 피델리티에서 가입한 경우에는 선취수수료가 없다). 지난 2011년 12월 출시한 이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28%에 달한다. S&P 500의 25%보다 조금 높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주의 투자에 나서고 싶다면, 이런 펀드를 고려할 만하다.


몇몇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투자 결과는 포춘 홈페이지(FORTUN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에 실제 도움이 됐는지, 아니면 그저 오를 주식을 잘 골랐을 뿐인지 알기가 어렵다.”
-야코브 아미허드 교수,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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