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총과 석유

[BRIEFING] GUNS AND OIL

중동의 극단주의 단체 ISIS가 세계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벤처기업’인 이유는 무엇일까
By Vivienne Walt


신생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금 조달과 시장이 필수적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인 ISIS(자칭 이슬람 국가 Islamic State)도 예외는 아니다. ISIS는 지난 6월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라크를 침략, 제2의 도시인 모술 Mosul을 점령한 후 수도 바그다드 외곽까지 접근했다. 10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맞섰던 수니파 세력을 모태로 하는 ISIS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 중 거물에 속한다. 지난해 전쟁으로 황폐화된 시리아 북동부의 유전도 손에 넣었다. 또 골동품 판매로 수천만 달러를 번 데 이어 모술 은행에서 4억 2,500만 달러를 몰수하면서 대량의 현금을 추가로 거머쥐었다.

그러나 ISIS의 진정한 돈줄은 석유에서 나온다. ISIS는 이라크에서 원유 생산지 3곳을 추가로 점령한 후, 점령지의 파이프라인과 석유 저장 시설에서 원유를 약탈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빼낸 석유는 원유 상태로 트럭에 실려 배럴당 26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라크의 중개상들에게 팔리는데, 이 석유는 두 배 가격으로 쿠르드 밀매상에게 넘어가고 있다. ISIS는 신속히 자체 밀수 네트워크를 조직했다. 석유업계 소식지 ‘이라크 석유 보고서(Iraq Oil Report)’가 트럭 운전수 및 현지 관료들의 증언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현재 9,000달러 상당의 원유가 실린 트럭 100대 정도 분량의 석유를 판매해 매일 1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1만 명 규모의 무장 조직으로선 나쁘지 않은 성과다. 쿠르드의 한 정보장교는 이를 “수익성이 굉장히 높은 산업”이라 표현했다.

현재로서는 ISIS의 사업에 큰 불안 요소가 없어 보인다. 이라크는 OPEC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는데, ISIS의 세력권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남부 지역에서 매일 300만 배럴에 육박하는 원유가 채굴되고 있다. 때문에 이라크 중앙 정부가 ISIS의 석유 밀무역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라크는 ISIS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외부에 군사적인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ISIS의 석유 무역은 이라크 군인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고 있다. 런던에 위치한 카르두치 컨설팅 Carduchi Consulting의 슈안 줄랄 Shwan Zulal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ISIS는 석유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때문에 중개업자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구매처”라고 말했다. “원유를 트럭으로 운반하면 추적하기 어렵고, 국제시장에 공급하는 건 굉장히 쉬워진다.” 원유 벤처사업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충분한 현금흐름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높은 생산성과 적은 대가
노동자들의 시간당 생산량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그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0년 이전에는 노동생산성 증가세와 실질 시간당 임금의 증가세 간 격차가 대부분 물가 상승을 감안한 독특한 적용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는 둘 간의 격차가 빠르게 커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예상한 사람도 있겠지만) 단순히 통계상의 특징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용주가 임금과 연봉, 각종 혜택에 지출하는 생산량 증가 대비 비용이 미국 노동통계청이 1947년 이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By Robert Hackett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