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역경제 살리는 축제의 향연

[FESTIVAL ECONOMY]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경제적 효과

가을밤을 수놓은 재즈의 향연이 자라섬을 찾은 관람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때로는 고즈넉한, 때로는 열정적인 재즈 뮤지션들의 연주가 2014년 10월 가을밤을 촉촉이 적셨다. 특히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문화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지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제 11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하 페스티벌)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주최 측인 가평군청에 따르면 3일간 무려 25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자라섬을 방문했다. 특히 개천절인 10월 3일의 관객 수는 일일 관객 역대 최고치인 10만 명에 육박했다. 3일간의 행사 중 금요일과 토요일은 표가 완전 매진돼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먼발치에서 감미로운 선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올해 페스티벌은 여느 해보다 최강의 라인업으로 꾸며졌다. 재즈 아일랜드의 공연 중 첫날 금요일에는 전설적인 퓨전밴드 옐로우자켓과 12회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파키토 드리베라가 흥겨운 리듬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4일 진행된 펑크의 전설 마세오 파커의 메인 무대는 현장을 찾은 2만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특히 올해는 최강의 라인업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호평을 얻었다. 2년 만에 돌아온 자라섬국제재즈콩쿨은 뛰어난 참가자들과 함께 한국 재즈 공연을 이끌 수상자들을 배출했다. 또 가족 관객이 많은 자라섬 재즈의 특성에 맞게 처음으로 어린이를 위한 키즈 재즈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재즈모험단 재키즈는 재즈 악기를 어린이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가평 조종중 현악부와 넥슨의 사내 빅밴드가 함께한 게임음악 콘서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영화사 백두대간과 함께하는 심야음악영화제인 ‘자라섬 올나잇 시네마’가 관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가평 지역을 특화해 개발한 새로운 프로그램들이었다. 이들 프로그램은 자라섬을 찾은 재즈 팬들의 만족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자라섬이 위치한 경기도 가평 지역을 홍보하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가평산 포도로 만든 페스티벌 음료인 자라섬 뱅쇼는 작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했고 재즈와 음악을 결합한 ‘재즈 막걸리’도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가평 읍내의 클럽과 카페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관람 할 수 있는 ‘미드나잇 재즈카페’도 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했다.

이처럼 자라섬 페스티벌은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만의 축제가 아님을 증명하며 여가문화,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년 문화관광축제 종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10회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기간 중 가평 지역 소비업종 매출은 평상시 일일 평균 매출 13억 1,000만 원보다 40%가량 많은 18억 4,000만 원을 기록했다. 1인당 환산 시 평균 8만 4,116원을 소비한 수치인데, 이는 평상시 1인 관광객 지출액 5만131원에 비하면 약 6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접근성·홍보·재미·문화·다양성 등 지역 축제를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축제를 찾은 지역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자라섬 페스티벌은 인근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자라섬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의 거주지역을 살펴보면 경기지역이 41.1%로 가장 높았고, 서울(35.5%), 강원(7.5%), 인천(4.4%)이 그 뒤를 이었다. 수도권 외에도 대구, 울산, 부산, 전남 등 영·호남 거주민들의 참가가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해 전국에서 ECONOMY고루 자라섬을 찾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관람객들은 자라섬 페스티벌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얻고, 지역사회는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적 행사로 자리매김을 한 셈이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성공에는 주최 측과 지자체인 가평군청의 끊임없는 개선 노력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우선 자라섬 인근의 숙박시설 부족으로 축제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라섬 내 오토캠핑장과 야영장을 조성했다. 이는 재즈 공연 외에도 청장년 층의 이색 숙박체험을 제공해 야간에 진행되는 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또 자라섬 페스티벌 홍보를 위해 축제 2달 전부터 서울 및 관내, 전국을 대상으로 공연 홍보를 진행했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료 홍보 부스를 유치해 행사의 경제성을 높였다. 문체부 측은 “자라섬 페스티벌은 민간주도형 축제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모범 사례”라며 “1년 동안 크고 작은 재즈관련 행사들을 기획·운영하면서 축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부분은 다른 지역 축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대부분 지자체들이 안고 있는 축제비용 부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모델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재즈팬 층은 수천 명에 불과하지만 자라섬 축제를 찾는 관객은 수십만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또 지역과 상생하는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해 수많은 지역 축제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사례를 남기고 있다. 매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1년 후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내년 제12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2014년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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