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진으로 보는 ‘30대 그룹은 지금’] 현대카드

레지옹 도뇌르 훈장 받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 훈장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를 받았다. 국내 금융인 중에선 최초다. 프랑스 정부가 정 사장에게 훈장을 수여한 데에는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새롭게 문을 연 현대카드 본사 1층 ‘디자인랩’ 설계를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에 맡겼다. 기업가로서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한 프랑스 문화원,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많은 협업을 진행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태영 사장은 독특하게 진행된 서훈식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정 사장은 배영수 서울대 인문학장과 정 사장의 학교 후배(정 사장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70여 명 앞에서 훈장을 받았다. 이날 정 사장은 서훈식에 앞서 후배들 앞에서 ‘인문학의 힘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인문학적 사고와 감성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꼭 필요한 가치”라며 “존재와 본질에 대한 물음 없는 비즈니스는 의미가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소감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스무 살 불문학과 학생 시절 레지옹 도뇌르 훈장에 관해서 배운 적이 있었다. 그땐 먼 나라 동화책을 읽는 듯한 마음이었다. 삼십 년쯤 지난 어제 내가 그 훈장을 받았다. 세월은 동화를 현실로 만든다”며 소회를 밝혔다. 정 사장은 디자인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용한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카드는 2001년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하며 신용카드 업계에 등장했다. 당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8%에 불과했고 한 해 적자만 1,000억 원 이상 나는 상태였다. 그리고 2003년 정태영 사장이 현대카드를 맡은 후 10년도 안 돼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그는 톡톡 튀는 광고와 파격적인 디자인, 마케팅 전략으로 ‘현대카드 다움’이라는 이미지를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카드업계는 정 사장의 철학과 안목이 현대카드를 ‘디자인과 혁신’의 상징으로 꼽히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레지옹 도뇌르(ordre national de la Legion d’honneur)는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가장 명예로운 훈장이다. 루이 14세가 만든 생루이 훈장을 1802년 5월 19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수정해 만들었다. 레지옹 도뇌르는 프랑스에 기여한 시민 및 외국인에게 수여된다. 훈장의 모토는 ‘명예와 조국’이며 5계급(슈발리에ㆍ오피시에ㆍ코망되르ㆍ그랑도피시에ㆍ그랑크루아)으로 나뉜다. 정 사장은 슈발리에 등급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선 에어버스 A300 도입을 통해 에어버스의 유럽 외 지역 판로를 열게해 준 공로로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2등급인 그랑도피시에를 받아 현재까지 한국인 중 최고 등급 수훈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등급인 코망되르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받았으며, 4등급 오피시에는 이창동 전 문화부 장관, 고홍식 전 삼성토탈 사장, 김영옥 재미교포 참전용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정해주 전 통상산업부 장관이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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