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30대그룹은 지금] GS리테일

하반기 악재 몰려 씁쓸<br>그래도 미래는 장밋빛

GS리테일이 다사다난한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 진출로, 최근에는 국세청의 법인세·부가세 추징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올해 전체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2014년은 GS리테일에게 특별한 한 해다. 1990년 서울 회기동에 첫 점포를 연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 수 1위에 올랐다. 10월 말 현재 GS리테일의 점포 수는 8,824개로 8,307개 점포를 보유 중인 2위 BGF리테일(CU 편의점 운영)을 여유롭게 따돌리고 있다. 매출액, 영업 이익에 이어 올해는 점포 수까지 1위에 올라서며 GS리테일은 편의점 부문 3관왕을 달성했다.

축배라도 들어야 할 것 같지만 GS리테일의 분위기는 밝지 못하다. 현재 GS리테일의 상황은 호사마다(好事多魔)라는 표현이 딱 맞다. 특히 하반기는 삼재(三災) 수준으로 악재가 겹쳤다.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시장 진출과 국세청 세무조사에 뒤이은 법인세·부가세 추징, 늦장마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GS리테일은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힘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까?

유통 공룡의 습격

GS리테일을 비롯한 대형 편의점 업체들에게 신세계그룹은 ‘공공의 적’이다. 발단은 지난 7월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 진출 선언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인수한 위드미 편의점을 발판으로 본격적으로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겠노라고 천명했다. 여기까지였다면 적어도 겉으론 무표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신사업 이슈화를 위해 기존 편의점 사들의 사업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이가 크게 틀어졌다. 이슈가 되면 될수록 편의점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출렁거렸다.

특히 GS리테일의 주가는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 진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최근 편의점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GS리테일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었다. GS리테일의 주가는 신세계그룹 발표 전날 5.36%, 당일 6.50%, 익일 8.30%가 빠져 3일간 총 18.85%가 하락했다.

GS리테일 입장에선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11월 현재까지도 위드미로 인한 충격을 전혀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에 따르면, 위드미는 세븐일레븐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을 뿐 GS25와 CU 편의점에는 거의 영향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주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우려가 과도했습니다. 시장에선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을 엄청나게 쉽게 확장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 것 같아요. 하지만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굉장히 다른 사업이거든요.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20년 이상 쌓은 노하우도 상당하고요. 식품처럼 대형마트와 겹치는 부분에서도 편의점 사들의 구매 소싱 능력은 대형마트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세계그룹 같은 큰 곳이 (편의점 업계에) 들어갔음에도 큰 파장을 만들지 못하는 것 같아요. 현재는 편의점 업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상당히 많이 불식된 상태입니다.”

국세청 세무조사 한파

최근에는 세무조사 이슈가 터졌다. GS리테일은 지난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약 2개월에 걸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10월까지만 해도 정기세무조사 성격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 11월 10일 세무조사 결과 발표에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추가 징수가 확정되면서 악재로 돌변했다. 과세 대상 연도는 2010~2012년으로 구체적인 추징 금액은 추후 따로 발표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총 세 번의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2010년 정기세무조사는 무사히 넘겼지만, 2011년 특별세무조사에선 중소기업유통센터와의 가공거래가 적발되어 55억 200만 원을 추징당했다. 가공거래란 실제 거래가 있지 않았음에도 있었던 것처럼 꾸민 허위 거래를 말한다. 당시 GS리테일 측에선 가공거래를 통한 매출액 과다 계상과 탈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었다고 주장했다.

GS리테일이 2011년에 이어 3년 만에 또다시 국세청 추징을 당하게 되자 업계에선 추징금 규모와 위반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통사 세무조사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주요 관계자는 “요즘 세무조사는 대놓고 예고 추징이라고 불린다”며 “GS리테일 세무조사가 시작됐던 8월 당시에도 업계에선 뭐가 걸려도 걸릴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의외로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유통사들이 한 번씩은 다 국세청 세무조사를 거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무조사가 있었다고 해도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어요. 추징금이 부과된다고 해도 실제 나와 보면 금액이 많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여의도에선 이번 세무조사 결과에도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유통업체들은 중간에 떼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거든요. 루트도 한정돼 있고요. 이렇다 보니 추징금이나 과징금 규모도 작죠. 이번 GS리테일 건도 추징금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부진한 실적과 주가

시장에선 최근 GS리테일의 부진한 실적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모습이다. 2012년 2만 4,000원 대였던 GS리테일의 주가는 같은 해 하반기에 2만 7,000원~ 3만 2,000원 박스권으로 레벨업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발표 이후 ‘실적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으며 올해 5월 박스권을 하향이탈, 현재는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올해 GS리테일의 실적 부진은 8월 늦장마로 인한 편의점 사업 매출 부진, 동반성장 관련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비 증가, GS슈퍼 손실 확대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특히 GS슈퍼는 올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GS리테일 전체 실적을 깎아내리고 있다. GS슈퍼는 올해 상반기 기준 GS리테일 전체 매출의 28.78%를 차지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말한다. “GS슈퍼 부진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업황 자체가 어려우니까요. 한 달에 이틀이나 강제 의무휴업이 있는데다가 지난 2월부터는 수도권 점포를 중심으로 영업시간이 2시간이나 단축되는 등 부정적인 영업환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답이 없습니다. 추가 출점을 하려고 해도 지방이나 주변 상권과 합의가 되어야 하니 외형 확장도 어렵고요. GS슈퍼뿐만 아니라 SSM 전체가 다 어렵습니다.”

국내 SSM시장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롯데슈퍼가 8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GS슈퍼의 시장점유율은 20% 안팎이다. 시장에 선 규모의 한계가 GS슈퍼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손 연구원은 말한다. “GS리테일 역시 온라인 강화 등 다양한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포 수가 많지 않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온라인 같은 경우 배송 같은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거기에 못 미치는 거죠. GS리테일 측에서도 뭔가 하려고는 하는데 명확한 해법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증권사 투자의견은 ‘UP’

현재까지도 위의 악재들 한가운데 서 있는 GS리테일이지만 내년 전망마저 어두운 건 아니다. 오히려 증권사들은 GS리테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모 증권사는 ‘2015년 GS리테일의 이익 모멘텀이 유통업체 중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점포 효율화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과 적자 사업 축소, 담배 가격 인상 등의 효과가 그 배경이다. 특히 GS리테일은 올 한 해 동안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폐점하고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늘리는 등 매장 효율화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GS리테일의 성장 기울기가 다른 경쟁사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올 한 해 수익성 향상을 위해 털어낸 부분이 많거든요. 또 GS리테일은 중심 상권 출점이나 직영점 규모 확대 등에 선투자를 많이 해놓은 상태입니다. 현재는 동반성장 관련 비용 증가 등으로 좀 억눌린 형국이지만 이런 이슈들이 해소된다면 상승 탄력이 더 크게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담뱃값 인상 이슈는 흡연 인구가 얼마나 줄어드느냐에 따라 오히려 매출 감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흡연 인구 감소보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전체 매출 증가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손 연구원은 말한다. “2,000원씩이나 담배 가격이 뛴 적이 없었기 때문에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유통사에 이익인지 손해인지도 단정하기 어렵죠. 하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최근 500원 인상됐을 때만 해도 첫해에만 수요가 좀 줄어들었지 그다음 해부터는 꾸준히 회복됐었습니다.

2,000원을 올렸으니 수요 회복 정도는 좀 줄어들지 몰라도 가격 인상 폭이 워낙 커서 전체 매출 증가에는 꽤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의외의 호재도 있다. GS리테일은 PB상품과 SNS 활성화가 향후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말한다. “GS25 PB상품 중에 ‘홍라면’이란 게 있습니다. 홍라면은 NB상품(제조사 상품)의 미투상품이 아니라 GS25만의 차별화 상품입니다. 요즘이 홍라면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최단기간 10만 개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죠. 이 홍라면의 인기는 철저히 SNS를 통한 입소문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SNS 덕분에 좋은 PB상품이 NB상품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을 수 있게 됐다는 말이죠. 이들 상품을 사려면 꼭 특정 유통업체에만 가야 하니 집객 효과도 탁월합니다. 킬러콘텐츠 PB상품의 개발과 SNS의 활성화 덕분에 GS리테일의 성장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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