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인공 동면 치료술

Timeline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환자를 냉동 보관하는 일명 ‘냉동인간’은 아직 공상과학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그와 유사한 개념의 인공 동면 기법이 임상시험에 돌입,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미국 피츠버그 대학병원(UPMC) 사무엘 티셔먼 박사팀이 연구 중인 ‘응급동면소생술(EPR)’.

EPR의 골자는 환자의 몸을 냉각시켜 가사(假死) 상태에 빠뜨림으로써 추가 치료시간을 확보하는데 있다. 총상이나 자상을 입은 응급환자들은 치료시간이 부족해 숨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펌프를 이용해 차가운 식염수를 환자의 순환계에 주입, 체온을 10℃로 떨어뜨리면 마치 동면을 하듯 세포들의 활동이 둔화됩니다. 그렇게 최대 2시간의 치료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냉동 치료의 역사

4세기 히포크라테스가 출혈이나 통풍에 의한 부상자 치료 시 찬물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당시 프랑스군의 도미니크 장 래리 군의관이 차가운 눈을 이용해 사지절단 환자의 통증 완화가 가능함을 알아냈다.

1947년 대서양 횡단 항공기의 바퀴 수납고에 숨어서 밀항하던 사람이 영하의 기온을 견디고 살아남았다.


1952년 미국인 심장외과 전문의 플로이드 존 루이스가 저체온법을 활용한 최초의 개심(開心) 수술에 성공했다.

관련기사



1980년 영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한 솔로가 생포된 뒤 냉동 이송되는 모습이 등장한다.

1989년 심폐소생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사파 박사의 연구팀이 총상과 동일한 출혈성 부상을 입은 개의 체온을 낮추고, 인공심폐기에 연결해 소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1991년 미국 NBC 방송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수천년간 냉동돼 있다가 해동된 원시인 변호사 캐릭터가 등장했다

2005년 세포생물학자 마크 로스 박사가 황화수소(H2S)로 쥐의 신진대사를 둔화시킨 다음, 수시간 뒤에 소생시켰다. 이 성과로 2007년 맥아더 재단의 ‘맥아더 지니어스’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2014년 UPMC 사무엘 티셔먼 박사팀이 인간을 대상으로 EPR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향후 2년간 10명의 외상 환자에게 EPR을 시술할 계획이다.

미래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항공우주공학기업 스페이스웍스가 화성 유인탐사를 위해 우주비행사를 일종의 저체온 단계인 ‘무기력 연장’ 상태로 유지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왕복 500일 동안 필요한 산소나 식량 소비량을 크게 줄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EPR Emergency Preservation and Resuscitation.
무기력 연장 extended torpor.

파퓰러사이언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