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일본 브랜드와 미국 브랜드의 각축장이다. 오랜 시간 시장 주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고, 현재에 이르러 몇 가지 판도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우드는 미국 브랜드, 아이언은 일본 브랜드의 강세다. 수공업이 앞선 일본은 아이언, 특히 단조 아이언 공법이 발전했다. 우리나라 골퍼의 경우 부드러운 타구감의 상징인 단조아이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일본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미국 브랜드 캘러웨이가 ‘아이언 명가’로 수식된다. 스스로 그렇게 평가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제품의 라인업을 보면 캘러웨이의 평가와 자신감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프로 선수들을 위한 상급자 모델부터 초급자까지 상당히 폭넓은 모델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KPGA 코리안투어, KLPGA 투어 아이언 사용률 1위 브랜드라는 점도 아이언 명가에 힘을 보탠다.
그런데 문제는 캘러웨이가 우드, 웨지, 퍼터, 볼 등 전 분야에 걸쳐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긴 샷거리와 안정된 방향성을 두루 갖춘 우드 라인업은 미국 브랜드 특유의 강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웨지의 거장 로저 클리브랜드의 손을 거친 웨지(아이언도 마찬가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캘러웨이 자매 브랜드 오디세이 퍼터는 최고의 퍼터 브랜드로 꼽히고, 다양성이 풍부한 볼도 캘러웨이를 돋보이게 만든다.
결론을 맺자면 캘러웨이는 자칭 아이언 명가다. 하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토털 골프브랜드 명가다.
대표 모델, 빅 버사 알파 815
빅 버사는 1990년에 출시된 캘러웨이의 대표 클럽이자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S2H2 우드와 아이언에 이은 빅 버사의 성공은 캘러웨이가 최고의 클럽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빅 버사 시리즈 중 1995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티타늄 우드 GBB(Great Big Bertha)는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한편 빅 버사의 어원은 1차 세계대전 말 독일군이 사용한 위력적인 대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최신 빅 버사는 알파 815다. 빠른 볼 스피드가 가장 큰 특징이다. 모터스포츠의 스피드를 가진 립 구조의 ‘R-MOTO(Rib Motor Sports) 페이스’ 신기술로 페이스를 얇고 가볍게 만들어 스위트스폿을 확대하고 반발력을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여유 무게를 재배치해 관성모멘트를 높여 안정된 방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