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매킨토시. 저서 ‘디펜더스(Defenders)’로 휴고상 수상.
준비 됐나요? 앞만 보시면 되요. 아시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고개를 끄덕인 내 가슴은 거칠게 뛰고 있었다. 작은 손바닥에서도 땀이 흐르고 있었다. 재활시설을 나갈 준비는 돼 있지만 사람들의 반응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는 확신이 없었다. 사람들이 나를 불쾌하게 느껴도 이해한다. 나도 내 모습이 불쾌하니까.
운명의 그 순간 내게는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신체 이식수술과 시체 안치소였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 처하면 이식수술도 그리 두렵지 않을 것이다. 상담사는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처신하는 법을 배우게 될 거라고 다독여줬다.
핵심은 흉터를 숨기는 데 있었다. 스카프를 두르는 건 뻔한 방법이었다. 흉터가 없다면 스카프 따위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밝은 햇살 속으로 불안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항의시위를 하고 있던 사람들의 손짓만으로 그들의 혐오감이 전달됐다. 프랑켄슈타인이 되느니 차라리 존엄사를 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듯했다.
밴 옆에 한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 산지타가 생각나 가슴이 마구 뛰었다. 자세히 보니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포티아 랭글리. 내게 새 몸을 제공해준 사람의 아내였다. 그녀를 향해 휘청휘청 걸어갔다. 나를 싫어하는 이들의 말을 빌면 마치 괴물의 걸음걸이와도 같았다. 내 손을 잡은 포티아는 솟아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려 애썼다.
“시간 날 때마다 찾아뵙고 싶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이었다. 밴에 올라타자 갑자기 햇빛이 깃털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밴이 달리기 시작했고, 나는 시위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도 모르게 진정한 기쁨의 웃음이 새어 나왔다. 성대는 원래 나의 것을 사용했으니 웃음소리는 내가 알던 내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