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시진핑도 다녀갔으니 교역 좋아질 것"… 북-중 경협 활기 기대

단둥서 100년만에 다시 선 '북-중 호시무역'

하루 8,000위안 이하 무관세… 中, 北 투자 지원센터 개설도

北, 조중 상품전람교역회에 100개 업체·500여명 파견

내년 北기업 입주 한다지만 제대로 정착될지는 미지수

조중 전람회
1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궈먼완 무역구에서 열린 제4차 조중 상품전람교역회에 참가한 평양무역회사가 한복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호시무역구 재개장과 때를 같이해 열린 이날 교역회는 북중 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인파로 북적였다. /김현수특파원

"중국 링다오(領導·시진핑 국가주석)도 다녀갔으니 무역이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1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궈먼완 무역구에 개장한 '호시(互市)무역구'에서 만난 북한 무역상은 북중 경협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에 앞서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의 옌변조선족자치구와 랴오닝성 선양 등 접경지역 방문이 냉랭했던 북중 관계에 해빙 무드를 조성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의 접경지역 인프라 투자의 상징인 신압록강대교 인근에 호시무역구가 문을 열면서 북중 경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호시무역구은 중국이 접경지역 주민의 경제발전 지원과 밀무역 차단을 위해 만들어놓은 제한적 자유무역지대다. 호시무역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맞댄 조선과 중국이 하던 무역으로 단둥에서 구한말까지 유지되다 일제 강점 후 중단됐다. 사실상 100년 만에 북중 간 호시무역이 재개되는 셈이다. 앞서 북중은 2010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직후 두만강 접경지대인 지린성 투먼에서 호시를 열었지만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장이 서지도 못한 채 중단됐다.

북중 간 관계개선 분위기와 함께 개장한 이번 호시에는 중국이 더 적극적이다. 개장식장 입구에 걸린 '싱볜푸민 중차오궁퉁판룽(興邊富民 中朝共同繁榮ㆍ변경지역을 부흥시켜 북중이 공동 번영한다)'라는 구호는 침체에 빠진 랴오닝성과 단둥시가 북중 경협을 경기부양책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날 호시무역구 개장식에는 중국 해관(세관)이 직접 나와 정책설명을 했고 상무청에서는 북한에 투자를 원하는 기업을 위한 지원센터까지 열었다. 랴오닝성 정부는 올 8월 단둥 호시무역구 설립안을 비준하고 총 10억위안(약 1,881억원)을 투자했다. 북중 국경지역 20㎞ 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하루 8,000위안(약 148만원) 이하의 상품거래에는 관세와 수출 수수료를 면제했다. 단둥에 조중 간 제한적 보세구역을 만든 셈이다. 스젠 단둥시장은 호시무역구 개장식에서 "호시무역을 확대 발전시켜 단둥을 동북지역 국제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고 조중 인민의 선린 협력을 실현해가자"고 말했다.

북중 경협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호시무역구 개장과 동시에 열린 제4차 조중 상품전람교역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북한은 전람회에 100개 무역업체와 500여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북한 상인들은 꿀·인삼·담배·한복·화장품·약품 등을 주로 내놓았다. 북한 대양담배공장 판매주임은 "이번에 중국 측으로부터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호시무역구 개장으로 북중 경협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북한 장명제약의 박상철씨는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며 "중국 기업과 합작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시무역구는 아직 개점휴업 상태다. 2만4,000㎡에 달하는 총 4개 구역에서 건물 공사까지 마쳤지만 북한 기업들이 입주하지 않은 탓이다. 이에 대해 돤무하이젠 호시무역구 부총재는 "내년 4월 송이·인삼 등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북한 기업 40~50개가 1차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기업들이 호응을 하지 않으면 2010년 투먼과 마찬가지로 조기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이 앞서 2010년 추진한 단둥시 황금평 경제특구 역시 여전히 굴삭기 등은 멈춰선 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한편 북중 간 교역은 2010년 34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68억6,000만달러로 연평균 18.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대북한 투자도 급증세를 보였다. 2003년 1,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의 대북 투자는 2013년 5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북한 노동자도 증가세다. 현재 단둥시 외사판공실에 등록된 북한 노동자는 1만2,000여명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2만여명에 달한다. 이들 노동자들은 최소 50명 단위에서 많게는 1,000여명까지 의류제조업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중국 전체 북한 노동자 역시 2010년 5만4,000명에서 2013년 9만3,0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단둥=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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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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