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와 한미동맹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통해 북한 무력도발에 대한 억지력을 한층 높이고 일본 안보법안 통과에 따른 자위대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반도 주변 열강인 미국·중국·일본 등과의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면서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
◇북핵 공동성명 채택 예정, 억지력 제고=이번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한미 양국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동성명에 과연 어떠한 내용이 담길까 하는 것이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한 북한 억지력을 제고하는 강경한 메시지와 함께 태도변화를 전제로 한 경협지원이 함께 담길 가능성이 크다.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명하면서 이른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일본·러시아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경제제재냐 경협이냐, 북한 선택에 달려=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는 등 무력도발을 강행할 경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이 가해질 수 있도록 경제제재 내용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무력위협과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국제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도발적 행동을 지속하는 경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한 견고한 약속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양국의 이 같은 강경한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양국 정상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 노력을 보이는 등 태도변화에 나설 경우에는 국제사회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북한 인프라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당근' 메시지도 함께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와 압박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북한의 올바른 판단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도론 불식, 일본과 안보협력 강화=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목적은 미국과 한국 조야(朝野)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 경도론'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미동맹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보건의료·우주개발 등 '뉴프런티어'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에 '한미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한국은 미국의 영원한 친구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한미동맹은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의 핵심축' 등의 메시지로 굳건한 한미 혈맹을 재확인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이 다진 한중 신뢰외교를 바탕으로 한미중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초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일 양자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3국 군사·안보협력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면서 북한의 전략적 오판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양국 정상은 일본의 안보법안 통과로 집단적 자위권의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는 범위와 투명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