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다음카카오가 칼을 꺼내 들었다. 합병의 한 축이었던 포털 기반 IT 기업 다음을 사명에서 과감히 떼어내고 카카오라는 이름으로 10월 1일 새롭게 출발한다. 다음카카오의 결단은 사실 합병 이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는 ‘문어발식 확장’과 ‘독과점’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의 시너지’라는 합병 목적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제2의 도약을 노리는 카카오의 중심에 김범수 현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있다고 말한다. 대다수 전문가 역시 그동안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김 의장이 카카오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김범수 의장은 합병법인 카카오의 두 번째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까?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시너지는 분명 일어날 겁니다. 하지만 그 시너지가 과연 양사가 기대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요? 네이버가 독주하는 시장의 판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다음카카오 출범 당시 만났던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언론과 업계에선 인터넷과 모바일의 만남으로 재탄생한 다음카카오의 앞날에 대한 장밋빛 예측을 쏟아내고 있었다. 일각에선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의 독주를 막고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라는 다소 섣부른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그들의 의견은 한결 같았다. 포털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과연 네이버가 넋 놓고 다음카카오의 추격을 바라만 보고 있을까요? 네이버역시 혁신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기업입니다. 또 한 가지는 바로 글로벌 시장입니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유 중 하나로 글로벌 시장공략을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카카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시장에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온 기업들이죠. 과연 두 회사가 만났다고 해서 단숨에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을까요? 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봅니다.”
‘절반의 성공’ 거둔 다음 카카오다음카카오 출범 당시 만났던 A 씨의 예상은 결과적으로 50% 정도만 현실이 됐다. 다음카카오가 내놓은 혁신 서비스는 적어도 모바일 시장에선 네이버를 압도했다. 기반은 역시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이었다. 카카오톡 기반의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동영상 제공 서비스 ‘ 카카오TV’ 등 신규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카카오택시는 지난 8월 기준 누적 콜 1,200만 건, 하루 평균 호출 24만 건을 기록하며 출시 6개월여 만에 부동의 1등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카카오 게임 역시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성장 활로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선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 공략을 위해 인수한 현지 3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패스(Path)’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미국 인터넷 서비스 회사 패스 사( 社)의 SNS인 ‘ 패스’ 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함께 3대 SNS로 손꼽힌다). 해외 시장에서의 카카오톡 부진은 합병 법인 출범 이후에도 여전했다. 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중국에서 현지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왓츠앱(WhatsApp)’과 텐센트의 ‘ 위챗( Wechat)’ 에 밀려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객관적 지표인 카카오톡의 글로벌 월간 사용자(MAU·Monthly Active Users)의 경우, 지난 2분기 941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만 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MAU는 지난 2013년 4분기 1,489만 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 정체가 굳어진 상황에서 돌파구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해외 시장 부진은 다음카카오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또 카카오택시로 불거진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불난 다음카카오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다. 과거 네이버가 그랬듯, 다음카카오 역시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네이버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지난 2013년에 네이버키친, 네이버쿠폰, 워너비, 네이버굿모닝 등 7개 서비스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 밖에도 고강도 세무조사 움직임과 국정원의 카카오톡 감청 논란, 조직융합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노출되며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다음카카오에 정통한 포털 업계 관계자 B 씨는 말한다. “다음카카오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에 있었어요. 다음과 카카오, 양사 직원 간의 융합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음에서 애정을 갖고 운영해온 마이피플(메신저 서비스)과 다음클라우드의 서비스 종료 결정은 불화설에 기름을 부은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혁신이라는 핑계로 이뤄진 개편의 희생양이 왜 유독 다음 쪽 서비스에만 몰려 있느냐는 거였죠. 양사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도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 C 씨 역시 조직문화의 차이를 지적했다. “다음에선 직급 대신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어요. 상당히 신선한 발상이었죠. 이는 표현의 자유 존중과 신뢰를 통해 조직의 원활한 소통을 이루겠다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생각에서 출발한 조직문화였습니다. ‘님’ 호칭에 대한 다음 직원들의 자부심도 상당했죠. 그런데 합병 법인 출범이후 ‘님’이라는 호칭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카카오가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이었죠. 그때부터 다음 멤버들 사이에서 심리적 박탈감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인수했고, 우리가 더 오래된 회사인데 왜 우리 문화를 고수하지 못할까’ 라는 박탈감이었죠. 밖에서 보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음 직원들의 박탈감은 외부에서 생각하는 수준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합병 법인 출범 후 1년간 다음카카오는 뼈아픈 성장통을 겪었다. 다음카카오 내부에선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리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칼을 빼내 들었다. 바로 최고경영자( CEO)와 사명 교체였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서 있었다.
임지훈 신임 카카오 대표는 김범수의 복심(腹心)“임지훈 신임 카카오 대표는 대표적인 ‘김범수 키드’입니다. 김범수 의장의 발탁으로 벤처캐피털 대표에 취임해 커리어를 쌓아왔죠. 임 신임대표의 선임은 곧 새롭게 출범하는 카카오의 경영 일선에 김 의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합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임지훈 신임 카카오 대표 선임을 이렇게 바라봤다. 그의 말처럼 임 신임 대표의 파격 선임에는 김범수 의장의 복심(腹心)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음카카오는 출범 이후 최근까지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의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 출신의 이석우 대표 공동대표 체제로 유지되어 왔다. 대내 업무는 최 대표가, 대외 업무는 이 대표가 맡아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공동대표 체제의 다음카카오에서 김 의장의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일단 당시 합병은 대외적으로도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하는 모양새였다. 물론 김 의장은 양사의 합병을 주도한 인물이다. 공식적인 합병 과정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다소 파격적인 이번 대표이사 교체로 친정체제 가속화를 위한 김 의장의 행보 역시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카카오의 경영에도 임지훈 대표의 입을 빌려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임지훈 대표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출신이다.
임 대표와 김 의장의 인연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으로 근무하던 임 대표는 모바일 커머스 스타트업 ‘로티플’ 인수 건으로 김 의장과 처음 만났다. 당시 카카오의 로티플 인수를 추진했던 김 의장은 로티플 투자자로 협상에 나선 임대표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카카오와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을 이끈 모바일 게임 ‘애니팡’의 성공에 임 대표가 관여한 사실도 김 의장의 마음을 뺏기에 충분했다. 임 대표는 지난 2010년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애니팡은 카카오톡 플랫폼을 만나 모바일 게임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으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카카오 역시 애니팡을 통해 카카오톡 기반 게임서비스의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김 의장은 지난 2012년 벤처캐피털 기업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하고 임 대표에게 경영 일체를 위임했다. 그리고 매주 한 차례씩 임 대표를 만나 경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케이큐브벤처스는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흑자 경영을 달성했다.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간파해 내는 임 대표 특유의 혜안과 전략적 투자능력이 실적으로 나타난 셈이었다.
임 대표의 경영 스타일 역시 김 의장과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조직내 리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리더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신뢰를 얻고, 확고한 결단을 통해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과거 기자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저는 리더의 조건으로 솔선수범을 말하고 싶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때론 직원들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주고 독불장군 같은 모습도 보였지만 아무도 그에게 돌을 던질 순 없었죠.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아무도 스티브 잡스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인격적인 모욕을 주고 난 후 휴양지로 놀러 가서 망중한을 즐겼다면 상황은 달랐을 겁니다.”
‘김범수 라인’이 카카오를 바꾼다이처럼 김 의장은 자신과 경영 스타일이 유사한 임 대표를 카카오 신임 수장에 앉히며 친정체제를 가속화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 김범수 라인’으로 불리는 인물들과 손잡으며 김범수 체제 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남궁훈 엔진 대표와 정주환 카카오 온디맨드팀 총괄 부사장을 꼽을 수 있다. 남궁 대표는 과거 김 의장이 설립한 한게임의 원년 멤버다. 한게임 커뮤니케이션 사업부장에 이어 한게임과 네이버가 합병한 NHN에선 국내 게임 총괄과 미국법인 대표 등을 거쳤다. 김 의장이 카카오를 창업하고 게임업계를 떠난 후에도 남궁 대표는 꾸준히 게임업계에서 영향력을 쌓아왔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회사를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강자로 성장시켰고, 최근에는 신생 게임 개발사를 지원하는 게임인( 人)재단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남궁훈 대표와의 협력 역시 게임 분야에서 이뤄졌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은 최근 남궁 대표가 인수한 퍼블리싱 플랫폼 업체 ‘엔진’의 지분 66%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협력은 게임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려는 김범수 의장의 카카오와 카카오톡 사용자를 활용해 성장하겠다는 남궁 대표의 엔진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특히 카카오가 최근 모바일 웹보드 게임(온라인상에서 하는 보드게임으로 장기, 바둑, 고스톱, 포커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진출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선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의장은 과거 한게임 시절부터 웹보드 게임에 애정을 품고 있었다. 한게임 역시 웹보드게임을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남궁 대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정주환 카카오 온디맨드팀 총괄 부사장은 이미 카카오톡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은 ‘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부사장과 김 의장의 인연은 정 부사장이 과거 SNS 벤처기업 ‘써니로프트’의 대표로 재직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써니로프트가 지난 2013년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김 의장과 인연을 맺은 정 부사장은 이후 다음카카오의 온디맨드팀을 총괄하며 카카오택시의 기획을 맡았다. 10월 중 출시 예정인 카카오택시의 ‘고급택시’ 서비스뿐 아니라 대리운전, 퀵서비스 역시 정 부사장의 지휘 아래 준비 되고 있다. 특히 정부사장은 임지훈 신임 대표와 함께 카카오의 조직·사업 재편을 총괄하는 ‘뉴리더팀’에 합류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임 대표의 적응을 돕고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김 의장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자신의 복심을 대변할 적임자들을 통해 통합 2기 카카오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한게임 시절 김 의장과 함께 일했던 IT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 의장은 평소에도 후배 기업가 양성에 대한 애착이 컸습니다. 공식 석상뿐 아니라 사석에서도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행은 후배 기업가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죠. 케이큐브벤처스를 만든 것 역시 김 의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물이었습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카카오의 전략을 전망하기 위해선 김 의장이 키운 스타트업과 창업가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요. 김 의장과 기업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 후배 창업가를 통해 카카오가 나아갈 방향이 담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테니까요.”
통합 2기 카카오, 도약 할 수 있을까?김범수 의장의 경영이 본격화 되는 통합 2기 카카오의 미래는 과연 장밋빛일까?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참여가 두드러질 통합 2기 카카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임지훈 신임 대표와 뒤에서 그를 조력할 김 의장의 만남은 분명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아이러니하게도 카카오의 변화를 상징하는 임지훈 신임 대표의 경영 능력이다. 여전히 다음과 카카오 직원 간의 완벽한 화학적 결합이 요원한 상황에서 젊은 CEO의 관리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벤처투자업계에서 보여준 능력이 과연 대형 IT 기업의 경영에서도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벤처캐피털 업계 한 관계자는 “임 대표의 취임은 스타트업의 역동성을 카카오라는 대형 기업에 심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시가총액 8조 원의 거대기업을 벤처캐피털 스타일로 운영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민은 바로 카카오가 차후 선보일 신규 사업과 콘텐츠다. 이미 카카오택시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은 상황에서 카카오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향후 출시될 서비스는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보드 게임 역시 카카오의 고민거리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모바일 보드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모바일 보드게임의 핵심 콘텐츠는 바로 고스톱과 같은 도박류 게임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사행성 근절을 위한 정책으로 카카오톡 내 사행성 게임 입점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던 게임 분야 매출이 감소하자 이를 돌파할 타개책으로 모바일 도박류 게임의 입점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업계에선 이번 카카오의 결정이 자칫 자충수(自充手)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행성 근절’을 위해 걸어 잠근 빗장을 스스로 푸는 모양새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대형 기업에 유독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국내 정서가 카카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엄격한 자정노력을 통해 사행성 도박을 근절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다행스러운 점은 김범수 의장이 과거 한게임 대표 당시 고스톱·포커류 게임의 사행성 논란을 겪어본 만큼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통합 2기 카카오의 출범은 김범수 의장에겐 또 다른 도전이다. 과거 그가 한게임과 카카오에서 보여줬던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카카오의 두 번째 도약에서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 역시 김 의장의 혁신이 될 것이다.
같은 생각을 하는 동료들과 이렇게 모여서, 같이 즐겁게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즐거움에 취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갔던 20년. 영속하지 못해 아쉽지만, 그 DNA는 영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회사 이름은 소멸되지만 그 문화, 그 DNA, 그리고 그 문화와 DNA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아직 소멸되지 않았으니까요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다음카카오 사명 변경 결정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