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귀신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등장시키거나 사이코 살인마를 내세우는 공식이 너무 상투적인데다, 새로운 포맷의 공포물을 엮어내려해도 자칫 작위적인 잔인성만 내세워 관객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죽음을 부르는 캠퍼스 레전드」 역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쇄살인이라는 상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관객의 의표를 찌르려는 속셈이 지나쳐 영화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최근 개봉된 공포영화들과 비교해 보자면,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으나 「스크림」을 패러디한 흔적이 진하다.
영화의 원제는 「어번 레전드」(URBAN LEGEND). 미국의 도회지에서 떠도는 전설같은 공포스토리를 말한다. 차 뒷좌석에 살인마가 숨어 있다가 운전자의 목을 딴다는등 뻔한 이야기들이다.
「캠퍼스 레전드」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살인마가 등장한다. 뉴잉글랜드 팬들턴대학에도 어김없이 괴담은 있다. 30년전 어느 사이코 교수가 학생들을 대량 학살한 것. 어느날 갑자기 차안에서 도끼로 머리가 잘려나간 여학생. 주인공 나탈리(알리시아 위트)의 자칭 남자친구인 데이먼 역시 누군가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그녀의 룸메이트도 죽임을 당한다. 모두 나탈리의 코앞에서.
그런 와중에 나탈리와 브랜다(레베카 게이하트)는 매력적인 학보사 기자 폴(재어드 리토)에게 연정을 느끼면서 야릇한 삼각관계가 설정되고, 살인의 광기는 점차 극으로 치닫는데…. 결말이 너무 작위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이 치명적이다.
26세의 젊은 감독 제이미 블랭크 작품. 「나이트메어」의 살인마 프레디 크루거가 교수로 분장해 출연하는 것이 가십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