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이후 무역업계의 자금난과 네고난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일종의 현금수출방식인 일람불 신용장에 대한 네고마저 조만간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국환은행들이 유전스 수출환어음에 대한 네고를 사실상 중단한데 이어 이르면 이달말이나 내달초부터 일람불 신용장에 대한 네고도 중단, 무역결제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업계는 일람불 신용장 네고 중단은 유전스 등 외상결제방식 신용장 네고중단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일람불 네고가 마비되면 업계는 추심후 지급조건으로 변경해야 하며 이 경우 무역업계는 자금회수가 7∼10일정도 늦어지는 것은 물론 바이어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종합상사마저 유전스 네고를 받기가 어려운데다 일람불 한도도 매일 축소되고 있어 앞으로 1∼2주도 버티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일람불 네고마저 중단되면 수년간 공들여 온 바이어들이 품질이나 가격에 관계없이 모두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상사는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 중소기업 네고는 뒤로 미루는 편법 등을 동원,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사의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상사는 물론 중소거래선의 연쇄 도산이 불가피하다』면서 『실질적으로 무역금융을 사용할 수 있는 후속조치를 이른 시일내에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은행의 긴급자금지원 등 정부의 지원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고진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