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요발언대] 유진 대한투신 주식투자부 운용역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은 LG반도체에 대한 적정한 보상문제만을 남겨놓고 있다.현재 두회사는 스탁옵션과 합병, 시너지효과에 근거한 보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만일 합병의 경제적 효과가 실제로 크다면 합병후 통합반도체회사의 주가도 그와 비례해 상승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기본적으로 많은 변수에 따른 주식의 수요·공급에 의해서 결정될 뿐 합병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측정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쉬운 예로 A 슈퍼마켓 경영자가 B 슈퍼마켓을 인수하려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인수자는 먼저 A, B 두 슈퍼마켓을 운영할 경우 A 슈퍼마켓만 운영하는 경우와 비교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추가적 이익을 올릴 수 있는가를 추정할 것이다. 인수자는 이렇게 추정된 이익을 기준으로 자신이 지불하려는 인수가액을 제시할 것이다. B 슈퍼마켓 주인도 자신이 B 슈퍼마켓을 계속 운영할 때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을 고려해 인수가액을 요구할 것이다. 결국 쌍방 모두 합병대상이 되는 사업체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인수가액을 협상하게 된다는 뜻이다. B 슈퍼마켓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적정인수가액을 참조할 수는 있지만 신뢰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러한 인수가액이 B 슈퍼마켓으로부터 창출될 이익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점이 바로 통합반도체회사의 주가가 합병보상가액산정의 기준이 되기 어려운 이유다. 끊임없는 작전시도 등으로 이미 효율적 가격결정 장(場)으로서의 역할과 의미가 축소된 우리 증시의 주가가 현금 몇조원이 오고갈 합병 보상액의 주요산정기준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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