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택경기 활성화는 좋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증시에 모인 고객예탁금은 올들어 꾸준히 증가, 이달 4일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돌파, 9조5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의 3조7,773억원에 비하면 2배 이상을 넘는 급증이다. 지난 4월에만 무려 3조7,000억원이 늘어났으니, 나라전체가 마치 주식열풍으로 들떠있는 것같은 느낌이다. 뿐만아니라 펀드가입이나 직접투자 형태로 7조~8조원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부동산시장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지역마다 다르지만 벌써 일부지역에는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저금리를 피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시중의 여유자금이다. 이를 반증(反證)이라도 하듯 한국토지공사가 판매하기 시작한 토지수익연계 채권이 지난 3일 발매첫날 총 발행금액(5,000억원)의 92%인 4,607억원 어치나 팔려 나갔다. 이 채권은 땅값이 오르면 수익금도 함께 오르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아파트 분양열기도 뜨거워 서울지역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전국의 그린벨트 구역안의 토지거래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증시에서 대거 자금이 이탈해 나올 경우 예전과 같은 또 한차례의 부동산시장 거품도 예상된다. 증시에서 부동산으로 가는 돈의 흐름이 6개월 정도의 사이클인 점을 감안하다면 과열조짐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매매에 대한 각종 규제가 철폐돼 한번 불이 붙을 경우 진정시키기가 어렵다. 정부당국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땅값은 지난 88올림픽이후 급등하기 시작, 97년말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들어서기까지 80년대 일본의 「토지광란」(土地狂亂)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이처럼 고(高)평가된 땅값 때문에 공장짓기가 힘들었으며 외국인 투자유치도 어려웠다. 땅값은 제조원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결국 국제경쟁력을 잃은 요인이 됐다. IMF사태로 땅값이 떨어져 다행이지만 요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주택경기는 살려야 하지만 땅값은 올라서는 안된다. 땅값이 오르면 아파트 등 주택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마련이다. 투기가 가세할 경우 물가와 연결될 것은 뻔하다. 투기는 망국병(亡國病)이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는 좋지만 투기는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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