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동정심에 호소해 기부를 유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광고나 캠페인 자체로 흥미를 끌고 기부 행위에 재미와 보람을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 점차 늘고 있다. 공익 캠페인의 전통적인 전략은 슬픔이나 공포 등의 부정적 감정을 토대로 동정심을 유발, 기부 등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기아 속에서 슬픈 얼굴로 화면을 응시하는 아이의 모습을 부각하거나 재난 현장 속 참혹한 장면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그것이다. 부상자나 사망자의 숫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방식은 구호단체 캠페인의 40% 안팎을 차지했지만, 점차 ‘색다른’ 방식의 캠페인이 등장하고 실제 효과를 얻고 있다.
큰 화제를 모았던 독일의 자선 기부단체 미제레오르가 선보인 ‘사회적 카드 긁기(The Social Swipe)’ 캠페인이 대표적 사례다. 빵 한 덩어리나 수갑을 찬 두 손이 보이는 화면 한가운데를 신용카드로 긁자 빵이 잘리고 수갑이 잘린다. 신용카드로 2유로를 기부하면, 제3세계 어린이에게 빵을 나눠주고 부당하게 감옥에 갇힌 아이들의 수갑을 풀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기부 캠페인을 진행할 때 일방적인 인쇄 광고나 옥외 광고보다는 SNS와 같은 매체를 활용하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한 쌍방향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이전 방식은 기부의 수혜자를 지나치게 의존적인 존재로 만들고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며 “최근 트렌드는 개인의 ‘이타심’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도 충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