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출금리 하락 기대 “미지수”/지준 인하따른 영향

◎중기 한도줄고 대기업만 우대금리 혜택한국은행이 16일 제시한 간접조절 통화관리 방안은 통화관리 선진화와 금융중개비용(금리) 하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급 준비제도와 재할인정책, 공개시장 조작정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시중금리의 하락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이 밝힌 간접조절 통화관리 방안은 일단 내용상으로 통화관리방식의 대전환으로 평가된다. 통안증권과 RP매각시 실세금리에 의한 완전공개 입찰과 지준율 인하, 정책금융의 성격이 짙은 총액 대출한도 감축 등 통화관리와 관련된 규제가 거의 풀리게 됐다. 규제완화와 함께 지준율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을 기대하는게 당국의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시 목표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조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준율 인하가 시중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기업 여신 편중현상 심화와 은행금리, 시중실세금리간 괴리의 심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올 1·4분기중 지준율이 평균 2%인하될 경우 은행권 전체의 지준부담 경감액은 약 3조1천억원. 한은이 통화관리를 위해 이를 전액 총액 대출한도 축소로 흡수할 예정이다. 이 경우 은행권 전체의 수지개선 효과는 약 1천5백억∼1천6백억원으로 대출금리를 약 0.2%포인트 내릴 수 있는 여력이 발생한다. 문제는 대출금리 인하 여력 이상의 금리 인하가 요구되고 지난해에도 2차례에 걸쳐 대출금리가 0.25%씩 내렸으나 실세 금리는 인하되지 않았다. 특히 금리 인하 혜택이 대기업에 주로 돌아가게 된다. 우선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총액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반면 대기업들은 지준율 인하로 내려간 우대금리의 수혜를 받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대기업들의 대출압력을 당해내기 어려워 지난해중 금리가 싼 일반대출은 대기업이 거의 차지했다』고 말했다. 수신부문에서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대출금리 인하로 발생할 은행의 마진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 인하가 요구되고 결국 제2금융권 상품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요구불예금이 많은 선발은행과 달리 양도성 예금증서의 비중이 높은 일부 후발은행들은 지준율 인하와 양도성 예금증서에 대한 지준부과로 수지개선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발생한다. 선발은행중에서도 조흥, 상업, 국민은행들의 수지개선 효과가 다소 크고 제일, 서울은행 등의 수지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권홍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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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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